방학까지 42일 남은 오늘의 괴담

연애상담

회사에 A이라는 사람이 있다.

옆 자리에 있는 A는 원래 말이 없는 편인지, 업무적인 이야기를 제외하면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사내에도 특별히 친하게 지내는 사람도 없는 것 같다.

어느 날, A가 말했다.

"대리님,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다지 친하지 않기도 하지만, 나 역시 연애 경험이 많아 보이는 타입이 아니라서, 날 놀라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모습은 굉장히 진지했기에 아무래도 농담은 아닌 것 같았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가 좋아하는 여자는 말을 해본 적도 없고 길에서 스쳐 지나간 사이라고 한다. 여자를 많이 만나보지 않은 나라도 일단 대화를 해야 작업을 걸 수 있다고 생각됐다.

"일단 말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그러자는 그는 뭘 말하면 좋죠? 말할 타이밍을 모르겠어요. 등등을 물어보았고, 나는 적절하게 생각되는 대답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며칠 뒤.

A가 다시 내게 와서 오늘 이야기 해본다고 말했다.

상담을 해준 것도 있거니와, A가 반하게 된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일까 호기심도 생겼다.

그래서 A에게 대화가 중단될 때 도와주겠다는 핑계로 같이 가기로 했다.

여자는 항상 저녁 8시 쯤 나타난다고 한다.

퇴근길에 마주치는 모양이다.

그 길은 주택가라서 가게에 들어가 기다릴 곳도 없었다.

우린 길가에서 그녀가 오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8시가 되자 A가 왔다! 하고 중얼거리고는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는 내가 이야기해준 걸로 바탕으로 이것저것 말을 하고 있었다.

이야기가 잘 연결되는 것 같아 내가 낄 자리는 없어 보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빨리 그 자리를 뜨고 싶었다.

나한테는 A가 말하는 상대가 보이지 않았다.

그가 아무 것도 없는 허공에 자연스럽게 말하는 것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 후에도 A는 회사를 잘 다니고 있다.

그 전보다 말수가 많아지고 밝아진 느낌이다.

"A씨, 혹시 연애해요?"

"네. 대리님도 보신 그 분이에요. 대리님 덕분에 잘 됐어요."

그녀와 진도가 어디까지 진행되었냐고 물어보자, 기쁜 듯이 함께 살고 있다고 대답했다.

 

 



 

3개의 댓글

Profile

괴담빌런 열일하네잉

0 0    댓글  
Profile

회사원 A..?

0 0    댓글  
Profile

미친넘이네

0 0    댓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2023 대동제] 2023 대동제 축제 후기 이벤트!! profile 금오사이 2023.05.19 3327 0
공지 [종료된 이벤트] 🌸🌸🌸 2023 벚꽃 이벤트 당첨자 발표🌸🌸🌸 profile 금오사이 2023.04.08 2969 3
공지 2022 대동제 축제 후기 이벤트 당첨자 발표 profile 금오사이 2022.09.20 5436 0
공지 2022-2 개강 이벤트 종료 profile 커뮤니티운영팀 2022.09.20 4097 0
공지 금오위키 관련 공지 profile 금오사이 2022.09.19 3270 3
공지 "의좋은 형제 & 의상한 형제를 찾습니다!" 당첨자 발표 1 profile 커뮤니티운영팀 2021.05.28 5090 3
공지 금오사이 수강후기 당첨자 발표입니다! 9 profile 금오사이 2020.07.20 5314 5
공지 비방/욕설/음란 등 게시판 정책에 위반되는 글을 삭제 될 수 있습니다. profile 금오사이 2018.05.24 5732 3
19026 불매운동..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68 익명_46338628 2019.07.20 1241 6
19025 [질문] 화학 과제 하신분??ㅠㅠ 48 기운이 난 까마귀 2020.03.11 1599 0
19024 여러분들 닉네임 뜻이 뭐에요? 44 profile 유규 2019.05.07 687 0
19023 심심하니까 전자과 질문받는다 43 붕붕 2019.02.24 2580 1
19022 푸름2동 2층화장실 쓰레기통에 라면용기버리는놈 42 시간이 부족한 까마귀 2020.12.13 1763 0
19021 전자 여학우 요즘도 군기잡음? 38 익명_29368075 2019.03.02 1008 3
19020 기숙사 질문드리며 인사 오지게 박겠읍니다 38 ㅇㅇ 2018.12.13 740 1
19019 다들 수능성적이 어느정도인가요?? 37 수능 2019.02.16 1372 0
19018 글 중에 코골이 죽이고 싶다고해서 한번 적어봅니다. 37 익명_57308555 2018.10.25 10344 4
19017 금오공대 어떤가요 35 쾌활한 까마귀 2020.12.03 3462 0
19016 진짜 오름1동 너무 살기싫다 ㅋㅋ 35 profile 리르 2020.08.05 1579 0
19015 우리 학교 융통성에 대해 35 하.. 2019.02.08 1719 1
19014 중간공부 힘들어서 잠시 들렀어여 마이 홈그라운드 34 말이 많은 까마귀 2021.04.15 1587 0
19013 대학 34 졸고있는 까마귀 2020.09.26 1492 0
19012 심심해요.. 34 외로움을 못견디는 까마귀 2020.07.28 1035 0
19011 우리도 호칭 정했음 좋겠다!! 34 profile 유규 2018.11.26 394 0
19010 안자는사람 33 연구실에 갇힌 까마귀 2020.03.04 1526 0
19009 학교 고양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33 거만한 까마귀 2020.02.20 2159 4
19008 화소융 여학우 똥군기 33 익명_63496501 2019.03.03 849 1
19007 대학생 한달 용돈 33 ㅎㅅㅎ 2019.01.14 2181 2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