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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을 찾아나선 말년 두놈

출출한 까마귀 금오 익명 2021.05.15 조회 수 2086 추천 수 12

~등장인물~

 

선임A(어록 : 내 별명이 야채다. 내 주먹에 맞으면 누구든 야채인간이 된다.)

 

선임B(어록 : 헌팅은 외모가 절반, 용기가 절반이다. 나는 용기가 없어서 외모로만 성공했다)

 

대대장(특징 : 전단장보다 기수 높은 사기캐)

 

행정관(특징 : 대대장 전화오면 병한테 받으라고 시킴)

 

주임상사(특징 : 머리카락 삭제 버그걸림)

 

나(스포일러 : 휴가 능지처참당함)

 

---

선임의 조기전역, 전날 밤이었다.

 

나보다 한기수 높은 선임 두명이었다. 짬은 열라게 맞았지만, 그래도 마지막 선임이라는 생각에 전역모도 기깔나게 맞춰주고, 혼자 괜히 점호 전에 분위기 잡으며 담배 한개비 피고, 마음 속으로 그들을 떠나보내며, 평소보다 몸을 뒤척이며 잠에 빠졌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전혀 예상하지 못한채로 말이다.

 

그 날 아침은 괜히 몸이 개운한것이 기분좋게 행정실로 들어왔다. 마침 주임상사가 있기래, 기분좋게 경례를 박았다.

 

"필씅! 좋은 아침임다!"

 

보통 병사가 기분이 좋으면, 간부는 그날 기분이 별로다. 반대로 간부 기분이 째지는 날에는 내 기분이 별로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간부가 웃고 있으면 기분이 나빠진다.

 

내 상큼한 경례를, 주임상사는 화끈하게 받아주었다.

 

"좋은 아침같은 소리하네!!!"

 

주임상사가 조교출신이라더니, 훈련병한테나 낼 고함를 상꺽한테 질렀다. 목소리에서 분노가 빡세게 느껴지는 터라 뭐라고 글로써는 표현이 힘들다. 느낌표 정도로 가볍게 적기에는 저 때 너무 무서웠다.

 

아침부터 정신 털리고, 어이도 털린 나는, 오늘 하루 주임상사의 빛나는 정수리가 보이면  냅다 뒤돌아서 도망치기로 작정하며 아침일과를 보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날의 주인공들이 출근했다.

굉장히 침울한 얼굴로 말이다.

 

군생활 1년이면 사무실 공기맡아도 몬가 일어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축하는 자시고, 나는 누군가 말을 꺼내주기를 바라며 진중문고 만화책을 읽고있었다. 그리고, 대대장이 들어왔다.

그리고 확신했다.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는 것을, 나는 행정관의 눈치를 살피며 나가있습니까? 하고 물었다.

 

아니, 너까지는 남아있고 밑에 애들은 다 내보네,

 

정정한다. 한참 잘못된 수준이 아니라 존나게 잘못된 것이었다.

뭔데 ㅅㅂ 나도 나갈래요.

가 목까지 차올랐지만, 일단 닥치고 만화책은 사람들 눈에 안보이는 구석탱이로 던져넣었다.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나는 전혀 모르고있었지만 이야기의 문맥으로 대충 파악은 간신히 성공했다.

 

내 한기수 위에 놈들이, 밤새 술파티를 벌였단다. 그것도 새벽 중에,

 

여기까지도 별로 좋은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는 조금은 안심했다. 솔직히 부대에서 술먹는게 그리 좋은 일은 아니지만, 전역 전 인간들이 술먹는게 솔직히 그리 드문 일은 아니지 않는가? 하고 말이다.

 

딱 거기까지,

 

내 선임들은 그 생활관 하룻밤의 주정뱅이 내에서 돌격대장 역활을 맡았던 것같다.

 

뭐든지 식물인간으로 만들어 야채주먹이라는 별명을 가진 A놈은....사람도 아니고 휴대폰 보관함에 힘을 발휘해서 야채 보관함으로 만들어 버리고,

외모로만 헌팅을 할 수 있다던 B놈은, 그 관능적인 얼굴로 생활관 당직 중사의 번호를 따려고 했단다.

 

대략 정신이 멍해지더라

 

자 그럼, 사고친건 선임인데 왜 나는 여기에 있는 것이고, 나는 여기서 무슨 역활을 맡았는가?

 

"야 xxx, 너도 전역하기전에 이 지랄낼거야?!"

"아닙니다!!!!!!"

 

...대충 이런 역활이었다. 

 

사실 정말 전역 전이었다면 그냥저냥 넘어갈 수도 있는 문제였지만, 문제는 이들의 전역이 코로나로 인한 잔여휴가일 수를 포함한 터라, 실질적으로 전역과 다름이 없지만, 서류 상으로는 분명히 내일부터 '휴가'인 인간들이었기에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이들의 전역을 미루는 절차가 너무나도 단순해지기 때문이다.

그 자리에서 나는, 말년의 휴가를, 그것도 합계 50일을 잘라버리는, 행정병으로서 굉장히 유니크한 경험을 하게된다.

 

어떤 휴가들이었나면......

연가, 정기외박, 생활관 내 모범장병 포상휴가, 부대내 모범 장병 포상휴가, 비밀관리 병사 포상휴가, 전역전 위로휴가

 

이때 쎄함을 느꼈다. 참고로 나는 당시, 부대 모범장병 포상휴가 3일, 비밀관리 병사 포상휴가 8일, 전역전 위로휴가 3일이 예정되어있었다. 코로나는 내 전역까지 끝나지 않을 것이기에 실제로는 전역일자 11일이 당겨지는 셈이었다.

 

...분명 그래야했을 터였다.

 

쎄함은 과학이다. 이거 부정하면 문과다. 

행정관은 선임의 휴가들과 함께 내 휴가도 구족을 멸할기세로 잘라버렸다. 

 

생활관에서 받은 휴가는 자를 수 없지만 부대 안에서 받은 휴가는, 부대 안에서 마우스질 몇번만 깔짝이면 취소가 가능하다.

 

휴가 잘리는 것도 억울해 미치겠는데, 행정관은 이 짓거리를 나한테 직접 시키는 아주 극악무도한 짓을 했다.

여우같은 포상휴가와 토끼같은 위로휴가들이 내 손에서 빠져 나가고,

 

그렇게 어젯밤에 혼자서 훈훈하게 선임을 보내려던 나는,

눈물없이는 읽지 못하는 이 감동실화 이후로, 남은 한달간 선임들과 의상한 형제로 지내게 된다.

 

메타나시~ 메타나시~

 

 

 

 

 

 

 

 

 

--후일담--

 

이 날 밤에, 선임 놈들이 내가 있는 방에 왔다. 지들은 근무복 버렸으니까 내꺼 내놓으랜다.

진짜 십새들이다

 

진짜 끝



 

4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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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일담을 읽고 이마를 쳤더니 거북목이 나았읍니다 어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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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에필로그까지 완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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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십새들이넼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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