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김문학 2019.02.25 조회 수 142 추천 수 2

위이이이이잉 - 무더운 여름날, 파리의 힘찬 날갯짓 소리가 적막한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나는 불을 켜고, 잘 떠지지 않는 눈을 연신 비벼대며 파리를 찾았다. 나는 어젯밤 잠들기전 읽던 책을 쳐들고는 파리를 향해 냅다 후려갈겼다.  파리는 죽었고, 나는 휴지를 집어들어 스윽 닦아냈다.

 

그렇게 한여름밤의 골칫덩이를 제거한 후 나는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그날 밤, 나는 악몽을 꾸었다. 공장 에서 일하고 계시는 어머니께서 작업속도가 느리다는 이유로 사장에게 뺨을 얻어맞았다. 그래도 어머니는 손발이 닳도록 빌고 또 빌었다. 제발 한번만 봐 달라고. 우리 아들 학비 벌어야 한다고. 마치 내 신경에 거슬린다고 때려죽인, 연신 손을 비벼대는 파리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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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rizen 금오
2019.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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