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괴담

검은 안개

가족끼리 여행을 떠났을 때, 여관 주변을 이리저리 돌아다니자 쓰레기 투성이에 파 묻혀 버려져 있는 지장보살이 있었다.

딱히 우리가 청소해야 하는 것도 아니기에 그대로 지나갈 생각이었지만, 4살짜리 아들이 갑자기 주변의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나는 아들을 칭찬하고, 같이 쓰레기를 주운 다음 여관으로 돌아왔다.

밤에 아들이 잠들자, 나는 아내와 함께 둘이서 맥주를 마셨다.

그런데 아들이 잠꼬대로 [나는 필요 없으니까 아빠한테 줄게.] 라고 말했다.

옛날 누군가에게 [아이의 잠꼬대에는 대답하면 안 된다.] 라는 말을 들었기에, 나는 말을 걸지 않고 무시한 채 잠에 들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있을 때, 아들이 이상한 말을 했다.

[어젯밤에 지장보살님이 와서 눈을 준다고 말했는데, 나는 필요 없으니까 아빠한테 준다고 말했어!]

나는 어제 그 잠꼬대가 그거였나 싶어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체크 아웃을 하고, 집에 돌아가기 위해 역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저 멀리 오는 버스가 있었지만, 그 버스에는 검은 안개 같은 것이 휘감겨 있었다.

다음 버스를 기다리려면 시간이 좀 걸렸지만, 기분이 나빠서 나는 다음 버스를 타기로 했다.

그리고 다음 버스를 타고 역까지 가면서 나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원래 탈 예정이었던 버스가 사고를 당해, 경찰차와 구급차가 잔뜩 몰려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날 밤, 나는 다시 아들의 잠꼬대를 들었다.

[그 눈은 소중히 하세요.]

나는 지금도 이따금씩 차에 검은 안개가 끼는 것을 보곤 한다.

 

 



 

2개의 댓글

Profile

하도 이런거 낚시가 많아서 뒤먼저 보고 다시 옴 ㅋ

1 0    댓글  
Profile

오 머지 죽음을 보는 눈을 받은건가

0 0    댓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2023 대동제] 2023 대동제 축제 후기 이벤트!! profile 금오사이 2023.05.19 2383 0
공지 [종료된 이벤트] 🌸🌸🌸 2023 벚꽃 이벤트 당첨자 발표🌸🌸🌸 profile 금오사이 2023.04.08 2191 3
공지 2022 대동제 축제 후기 이벤트 당첨자 발표 profile 금오사이 2022.09.20 4559 0
공지 2022-2 개강 이벤트 종료 profile 커뮤니티운영팀 2022.09.20 3264 0
공지 금오위키 관련 공지 profile 금오사이 2022.09.19 2424 3
공지 "의좋은 형제 & 의상한 형제를 찾습니다!" 당첨자 발표 1 profile 커뮤니티운영팀 2021.05.28 4224 3
공지 금오사이 수강후기 당첨자 발표입니다! 9 profile 금오사이 2020.07.20 4471 5
공지 비방/욕설/음란 등 게시판 정책에 위반되는 글을 삭제 될 수 있습니다. profile 금오사이 2018.05.24 4666 3
5705 ㅋㅋㅋ 1 과제를 까먹은 까마귀 2020.04.05 1193 2
5704 소음류 7 발이 빠른 까마귀 2020.04.21 1193 0
5703 지도교수 상담 까먹고 못했는데 7 자취하는 까마귀 2020.05.01 1193 0
5702 대구 사시는 분들 1 동방에 서식하는 까마귀 2020.08.11 1193 0
5701 [분실물] 지갑잃어버린사람 학생회관 행정실가봐라 지루한 까마귀 2020.10.13 1193 1
5700 [질문] 도서관 이용 방법 8 야식을 주문한 까마귀 2020.12.09 1193 0
5699 식사 3 놀란 까마귀 2021.02.15 1193 0
5698 지브리 감성 사진 profile TENDO 2021.07.03 1193 2
5697 정승제 커리... 2 익명_10932406 2019.05.13 1194 1
5696 [질문] 김명식 교수님 전자회로1 2 궁금한 까마귀 2020.01.23 1194 0
5695 [질문] 신입생 기숙사 2 2020.02.03 1194 0
5694 기숙사 들어가면 필요한거 4 흥분한 까마귀 2020.02.12 1194 0
5693 학생증 신청하라고 우편이 왔는데 2 995634 2020.02.12 1194 0
5692 신입생 학점 2 짜증난 까마귀 2020.02.16 1194 0
5691 [질문] 1학년 신입생 6 기숙사를 안떠나는 까마귀 2020.02.21 1194 0
5690 신소재 6 기숙사를 안떠나는 까마귀 2020.03.11 1194 0
5689 대학수학 1 공대생1호 2020.03.24 1194 0
5688 두 값의 % 4 의심 많은 까마귀 2020.05.20 1194 0
5687 대면ㅇ 5 희망에 찬 까마귀 2020.06.05 1194 0
5686 [질문] 2학기 시작 예정일이 보통 언제인가요? 4 각오하고 있는 까마귀 2021.05.12 1194 0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