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까지 68일 남은 오늘의 괴담

12월의 일기

12월 15일.

일기장을 사기는 했는데 뭘 써야 하나...

누구한테 보여주려고 쓰는 건 아니지만, 우선 자기소개라도 해 볼까.

부모님이 비행기 추락 사고로 돌아가신 후, 나는 작년부터 여동생과 둘이서 살고 있다.

하지만 그 여동생도 올 봄부터 유학 중.

그래서 이번 겨울은 혼자 생활하고 있지.

심심하고 시간도 남으니까 일기라도 써 보려고 한다.

참고로 이건 작년 크리스마스에 여동생이 선물한 노트다.

표지에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그려져 있다.

그나저나 일기라고 해도 의외로 쓸 게 없구만.

오늘은 이제 그만 자야겠다.

여동생아, 잘 자렴.

12월 16일.

펜은 손에 쥐었지만 쓸 내용이 없다.

여동생과의 추억을 적어나가려 해도 좀처럼 손이 움직이지를 않는다.

나는 여동생 없이는 정말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여동생을 만나고 싶다.

12월 17일.

오늘은 친구놈한테 떠밀려서 미팅 약속을 잡았다.

아무래도 크리스마스에 미팅을 하는 것 같다.

여동생한테 말하면 화내려나?

12월 18일.

문득 나에게 잔소리를 하는 여동생의 얼굴이 머릿 속에 떠올랐다.

[정말, 오빠도 참! 똑바로 하란 말이야!]

다시 한 번 그렇게 말해주면 좋겠다.

그럴 수 없는 걸 알지만.

12월 19일.

여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미팅에 관해 이야기 했더니 [글쎄... 괜찮지 않아? 맘대로 하라구.] 라고 대답했다.

신경 쓰고 있는걸까?

귀여운 녀석이다.

물론 난 미팅 따위 안 나갈 거지만.

여동생을 만나고 싶다.

12월 20일.

여동생에게 작년 크리스마스에 준 선물...

이제는 내가 소중하게 쓰고 있다.

그러고 보니 올해는 여동생에게 선물을 안 사줘서 돈이 꽤 남는다.

하...

여동생을 만나고 싶다.

12월 21일.

여동생을 만나고 싶다.

설날에도 안 오니까 만나려면 세 달은 기다려야 하나...

돈도 좀 모였겠다, 내가 미국으로 가 볼까?

12월 22일.

여동생을 만나고 싶다.

여동생을 만나고 싶다.

여동생을 만나고 싶다.

여동생을 만나고 싶다.

여동생을 만나고 싶다.

12월 23일.

여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누가 보냈는지 적히지 않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아서 깜짝 놀란 모양이다.

서프라이즈 선물이라니, 역시 오빠 밖에 없지.

12월 24일.

정했다!

여동생이 있는 곳으로 갈 거야!

역시 난 여동생이 없이는 안 되는 것 같다.

그러니까 이게 마지막 일기인 셈이다.

그럼 안녕!

12월 25일.

메리 크리스마스!

여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친구들과 크리스마스 파티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여동생은 갑자기 일본에 돌아오려는 것 같다.

하마터면 내가 미국에 갈 뻔 했는데, 다행이다.

여동생은 그렇게 세뱃돈이 받고 싶은걸까?

그렇지 않으면 내가 보고 싶어졌나?

귀여운 녀석이다.

세뱃돈 잔뜩 준비하고 기다려야지.

12월 27일.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일본으로 돌아오던 여동생이 탄 비행기가 추락했다고 한다.

시체의 꽉 쥔 손에는 내가 선물한 지갑이 있었고, 지갑 속의 신분증으로 신원이 판명된 것 같다.

이틀에 한 번씩 써 오던 일기도 이제 오늘로 마지막이다.

 

 



 

4개의 댓글

Profile

홀수날이 작년내용

짝수날이 현재냐용인건가?

1 0    댓글  
Profile
@익명_35931796

올 똑똑해

0 0    댓글  
Profile
@익명_35931796

0 0    댓글  
Profile
@익명_35931796

와....

0 0    댓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2023 대동제] 2023 대동제 축제 후기 이벤트!! profile 금오사이 2023.05.19 3237 0
공지 [종료된 이벤트] 🌸🌸🌸 2023 벚꽃 이벤트 당첨자 발표🌸🌸🌸 profile 금오사이 2023.04.08 2922 3
공지 2022 대동제 축제 후기 이벤트 당첨자 발표 profile 금오사이 2022.09.20 5380 0
공지 2022-2 개강 이벤트 종료 profile 커뮤니티운영팀 2022.09.20 4032 0
공지 금오위키 관련 공지 profile 금오사이 2022.09.19 3204 3
공지 "의좋은 형제 & 의상한 형제를 찾습니다!" 당첨자 발표 1 profile 커뮤니티운영팀 2021.05.28 5040 3
공지 금오사이 수강후기 당첨자 발표입니다! 9 profile 금오사이 2020.07.20 5260 5
공지 비방/욕설/음란 등 게시판 정책에 위반되는 글을 삭제 될 수 있습니다. profile 금오사이 2018.05.24 5473 3
6066 실수로 코골이체크하고 신청함 4 힣힣15 2019.01.15 344 1
6065 동아리에관해 12 익명_28733443 2019.01.07 344 1
6064 [질문] 16건축에 무슨 일 있었는지 아는사람 있어요?? 2 19학번 2018.12.18 344 0
6063 교환학생 갔다오신분들ㅠㅠ 5 익명_84664892 2018.10.29 344 0
6062 현재 학생회관 근황 4 profile 유규 2019.09.07 343 0
6061 [유머]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대학교는? 8 profile 아마노 2019.06.03 343 1
6060 이마트24, 580원짜리 컵라면 출시 3 profile Horizen 2019.05.11 343 2
6059 [질문] 장학금기준 질문이요 11 기릿 2019.03.09 343 1
6058 [질문] 푸름관 제발 4 다테지류 2019.03.06 343 2
6057 [질문] 옥계 사시는분들 내과 어디로 가시나요?? 3 딩요 2019.03.05 343 0
6056 기숙사 옷걸이 봉 같은건 없나요? 2 기시19 2019.03.02 343 1
6055 신입생 분들이 서서히 들어오고 계시군요. 4 겟커쓰 2019.02.27 343 1
6054 룸메 볼수있는법은 없나요 ? 3 ㅇㅇ 2019.02.26 343 1
6053 금오공대 신입생 디스코드방 3 19학번신입생 2019.02.14 343 0
6052 여자기숙사 경쟁률 4 알리오 2019.02.04 343 0
6051 [유머] 작년...1월1일...어메이징...구미... 4 보어 2019.01.31 343 2
6050 [정보] 2019-1학기 재학생 생활관 입사 신청 안내 12 profile 포푸코 2019.01.04 343 4
6049 자퇴를 생각하는 학생입니다 5 금오맘 2018.12.09 343 2
6048 [유머] 스타벅스남 대참사.. 1 초코에몽 2019.10.06 342 3
6047 우울해요 11 익명_11473972 2019.09.02 342 0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