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까지 65일 남은 오늘의 괴담

집보기

혼자서 집을 보고 있을 때 전화가 울렸다.

"어머니 계십니까?"

장보러 갔어요. 나는 대답했다.

"아버지는?"

회사에 갔습니다. 나는 대답했다.

"그래? 가까운 곳에 있으니가 배달된 물건을 받아주지 않을래? 열어줄래?"

알겠습니다. 나는 대답했다.

조금 뒤 벨이 울렸다.

문을 여니 골판지 상자를 든 모르는 사람이 서있었다.

"고마워. 집보는 중이었나보네. 그런데 너 혼자니?"

"네."

"그럼 얘야. 짐을 놔두고 싶은데 아버지 방은 어디야?"

"아버지 방은 들어가면 안 돼요."

"그래도 아저씨는 아버지 친구니까."

"그래도 안 돼요."

"그래도 아버지의 방에 들어가지 않으면 나중에 네가 혼나는데."

"그래도..."

"괜찮아. 아저씨가 아버지에게 말해둘테니까."

나는 우물쭈물 아버지의 방을 가르쳐주었다.

"고마워. 다음은 아저씨가 알아서 할테니까 넌 거기에 있으렴."

아버지씨는 상자를 가지고 아버지의 방에 들어갔다.

나는 말한대로 기다렸다.

아버지 방문을 보면서 기다렸다.

그래도 아저씨는 나오지 않는다.

나는 아버지 방 정면에 앉아서 문을 보고 있었다.

소리 하나 나지 들리지 않는다.

나는 문을 열고 아버지 방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기다려도 아저씨가 돌아오지 않는 게 이상한 것이다.

"아저씨?"

...대답이 없었다.

조심조심 손잡이를 돌리자 문이 간단하게 열렸다.

"아저씨?"

문틈을 엿보았다.

...아무도 없다.

창문도 닫힌 채였고 책상 밑에도 아무도 없었다.

단지 책상 위에 아까 그 골판지 상자가 놓여 있었다.

나는 그 상자 안이 궁금했다. 자그만 골판지 상자. 나조차도 절대로 못 들어간다.

나는 어제 읽었던 무서운 이야기를 떠올렸다. 범인이 탐정에게 쫓겨서 증거를 감추기 위해서

시체를 갈기갈기 찢어서 자그만 상자에 숨긴다는 이야기다.

이 상자를 열면 안 된다.

이 상자를 열면 안 된다.

왜냐하면 이 안에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나는 조심조심 손을 뻗었다.

이 안에는...

이 때 전화가 울렸다.

나는 숨이 멎을정도로 놀랐다. 언제나 받으면 안 된다고 들은 아버지의 방의 전화였으니까.

눈앞의 전화가 울리고 있다.

3회..4회..5회...여기서 전화가 멈추고 부재중 전화로 변했다.

[방에 상자가 있지?] 아저씨의 목소리다.

[안을 봐] 나는 아저씨가 말한 대로 상자를 열었다.

....상자는 비어 있었다.

[내가 얼마나 진심인지 알겠지?]

나는 상자를 돌려놓았다. 역시, 그 아저씨는 나쁜 사람이었다.

나는 문득 눈치챘다.

[무엇보다 마음이 바뀌었으니까]

아저씨의 목소리가

"내용물이 채워지는 건 지금부터지만"

뒤에서 들리고 있다.

돌아본 내 앞에 아저씨는 웃으면서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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