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까지 58일 남은 오늘의 괴담

당신 누구야

대학에서 알게 된 나카무라(가명)라고 하는 친구한테서 들은 얘기야.

지금부터 1년쯤 전에 나카무라가 기분 나쁜 상담을 했어.

이하, 상담 내용.

어느 날 나카무라 폰에 전화가 걸려왔어.

[아! 나카무라 군! 나야 나! 

초등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타나카(가명)야! 오랜만이다~]

꽤 학생 수가 많은 초등학교였기 때문에 처음에는 누군지 알지 못했어.

그래서 대충 맞장구를 쳤는데 옛날 얘기를 듣다가보니 점차 얼굴이 기억이 났대.

그래서 나카무라도 

[오~! 그 얘기 오랜만이다~! 지금 어떻게 지내?]

이렇게 시답지 않은 대화를 나눴어.

그런데 솔직히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었던지라 

내심 [무슨 볼일이지? 어차피 종교 아니면 다단계겠지] 이렇게 의심을 하고 있었어.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타나카가 이러는 거야.

[한 번 만나지 않을래?]

이것 봐라 이것 봐 싶었다고 해.

원래 나카무라는 부탁을 받으면 거절을 못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엄청 한가했기 때문에 재미 삼아 만나보기로 했어.

기억 속에선 이름과 얼굴이 일치하고 있었지만 

만약에 착각했으면 만났을 때 알아보지 못할까 봐 

일단은 초등학교 졸업앨범을 꺼내서 확인해봤어.

역시 기억한 대로였어.

전화를 하던 중 문득 어떻게 내 폰 번호를 안 건지 궁금했지만 

얘기를 하다 보니 못 물어봤다고 해.

그리고 당일, 약속 잡은 가게에 갔어.

거의 손님이 없었고 안쪽 자리에 남자 한 명이 앉아있는 게 보였는데 

그게 타나카일리 없다는 건 바로 알았다고 해.

어? 아직 안 왔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가게 안을 걷고 있자, 

그 안쪽에 있던 남자가 [오~! 나카무라군!] 이러면서 기운 좋게 손을 흔들었어.

처음엔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할 수가 없어서, 

다른 사람이 대신 왔나? 아니면 몰카인가? 이렇게 생각했는데 그 남자가 이러는 거야.

[나카무라 군 오랜만이야~! 나야 나! 타나카야~!]

9년이나 지나면 싹 번하는 놈들도 있지. 

하지만 그 정도가 아니었어.

이놈은 다른 사람이야.

나카무라는 소름이 돋았어.

이놈은 누구야?!

이런 놈 모른다고!

나카무라가 알고 있는 타나카는 몸집이 작고 성실하고, 

얼굴에는 눈에 띄는 점이 많이 있는 놈이야.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놈은 덩치가 크고 통통하며 

얼굴에는 눈에 띄는 점 같은 것도 없어.

반팔 밑으로 보이는 저건 문신이야.

아니 완전 그쪽 사람이잖아.

나카무라는 억지웃음을 지으면서 그 찰나 동안 온갖 생각을 다했어.

왜 내 폰 번호를 알고 있는 거지?

왜 내 얼굴을 알고 있는 거지?

왜 옛날 얘기를 알고 있는 거지?

혹시 집 주소까지 털린 건가?

이렇게 겉모습이 다른데 의심받을 거라고 생각 안 한 건가?

지금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었지만 

번호와 이름을 알고 있는 게 신경 쓰여서 도망칠 수가 없었어.

같이 밥을 먹으러 온 거지만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갈 것 같지가 않았어.

하지만 아무것도 안 시키는 것도 뭔가 무서운지라, 일단 커피를 시켰어.

온갖 생각을 하느라 솔직히 나카무라는 그놈이랑 무슨 얘기를 했는지 거의 기억이 안 난대.

그러자 갑자기 그 타나카 같은 놈이 큰 목소리로 밝게 이러는 거야.

[그럼 바로 이벤트 가자!]

나카무라는 존나 무서워져서 순간적으로 거짓말을 쳐서 거절했어.

[아니, 부모님이 부탁하신 일이 있어서 오늘은 못 가.]

그러자 타나카 같은 놈의 눈빛이 갑자기 매서워졌어.

[가자고. 아까 간다고 했잖아.]

목소리를 완전 깔고 이러는 거야.

온갖 생각을 하면서 대충 맞장구를 친 터라, 

아무래도 그때 이벤트 행사에 간다는 약속을 해버린 것 같아.

나카무라는 신변의 위험을 느껴 어떻게든 거절하고 도망치듯 집에 돌아왔어.

상담 내용은 여기까지고, 얘기를 마친 나카무라가 나한테 물었어.

[이거 뭔 거 같아?]

[잘 모르겠지만 무서우니까 경찰에 신고하는 편이 좋을 거야!]

[그렇겠지...알았어, 고마워.]

그때는 이대로 끝이 났어.

그런데 이 얘기를 들은 지 2일 후쯤 지나 

나카무라가 갑자기 안 보이는가 싶더니 소식도 못 듣게 됐어.

행방불명 된 거야.

물론 가족들은 실종신고를 냈고, 이 얘기도 경찰서에 했어.

경찰이 말하길, 나카무라는 어떠한 사건에 휘말렸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대.

진짜 타나카도 오래전에 행방불명 된 상태라는 거야.

여기까지가 약 1년 전에 있었던 얘기야.

그리고 어제 내 폰에 나카무라한테서 전화가 왔어.

목소리만 들어도 알아.

이놈은 절대 나카무라가 아니야.

게다가 내 이름에 ~군을 붙이면서 불러.

나카무라는 날 부를 때 ~군 이렇게 부르지 않아.

그냥 이름으로 부르지.

그리고 자신을 나카무라라고 말하는 그 남자가 한 번 만나지 않겠냐고 물었어.

내일 경찰서 갈 생각이야.

진짜 세상에 이런 일이 있냐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건 전부 다 실화야.

도대체 무슨 목적인지 모르겠어.

참고로 너무 무서워서 만나잔 약속은 안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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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으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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