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까지 57일 남은 오늘의 괴담

간호사 선배에게 들은 이야기

내 선배가 간호사로 일하던 병원에서 있었던 일이야.

선배 팀 환자였던 말기암에 걸린 초로의 여성의 증세가 급변하여 돌아가셨어.

사교적이고 밝았으며 간호사와 같은 병실 환자들과도 친하게 지내던 좋은 사람이었어.

가족이 없는 사람이라 선배가 개인 물품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안에서 메모장 하나를 발견했어.

무심코 팔랑팔랑 넘겨보니 매일 쓴 일기와 병원 식단, 

보고 싶은 TV방송 메모 등 싱거운 내용이었어.

[오늘은 ×× 간호사님과 (선배 이름) 산책을 하러 나갔다.

언제나 착한 사람이다.

내 얘기도 잘 들어줘 마음이 풀렸다.

분수도 예뻤다.]

이런 글이 있어 선배는 조금 찡했다고 해.

그런데 돌아가시기 전날 내용을 보고 선배는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고 했어.

그때까진 검은 볼펜으로 메모를 했었는데

그 페이지만 빨강과 파랑 등의 색이 사용되었어.

글씨체가 제멋대로에 크기까지 제각각, 전혀 일관성이 없었어.

[××(선배 풀네임)은 전부터 날 싫어하는 것 같았는데, 

요즘은 노골적으로 심해졌다.

주사를 일부러 아프게 놓고 몸을 닦을 때도 대충 난폭하게 한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

약도 의사 선생님 몰래 다른 걸로 바꾸고 있다.

나는 알 수 있다.

언제나 비웃으며 나를 무시하고 있어.

용서 못해.

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

상상 속에서 몇 번이고 연습했다.

분명 성공할 거야.

내일 할 거다.

피를 뽑으러 왔을 때 목을 찔러 그대로 옆으로 그어버릴 거다.

이걸 쓸 때만은 마음이 후련하다.

오늘 밤은 잠들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선배는 같은 병실에 있는 동료와 환자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동요를 감추는데 필사적이라, 

그 후 어떻게 행동했는지는 기억이 안 난대.

메모는 바로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했어.

그런데 침대 교체를 하러 갔던 동료가 그 침대 틈 구석에서 가위를 발견했다고 해.

딱히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어.

선배를 제외하고는.

선배는 진심으로 일을 그만둘까 생각했지만 그러지 않았어.

하지만 적어도 그 병실엔 두 번 다시 안 들어갈 거라며,

몸이 안 좋다는 이유로 전과 신청을 해, 병동 근무에서 빠졌어.

당연한 거지만 선배는 그분을 매몰차게 대한 적은 없었고

오히려 자기한텐 마음을 터놓고 있다고 생각했어.

원망 받았던 이유에는 짐작 가는 바가 전혀 없었어.

지금도 떠올릴 때마다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것 같다고 선배는 말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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