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까지 45일 남은 오늘의 괴담

동창회

십여 년 만에 동창회가 열렸다.

동창회란 연락이 끊겼던 친구들을 볼 수 있어서 기대되는 자리이지만, 이번엔 더더욱 그러했다.

졸업 후 친구들과 교류가 거의 없었던 A가 동창회를 주최했기 때문이다.

연락이 끊겨서 제대로 된 근황을 아는 사람이 없었고 등산가서 사고로 죽었다고 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약속 장소에 가보니 학창시절에 A랑 그나마 친했던 10명 정도 모였다.

A는 없었다.

A의 이름을 빌린 누군가가 동창회를 연 것인가.

하지만 그 중에는 자기가 동창회를 열었던 사람은 없었다.

이유가 어쨌건 몇 년 만에 만난 친구를 보니 반가워 주최가 누구인지는 금세 잊어버렸다.

한참 이야기를 나누는데, 누군가 들어왔다.

A였다.

모두들 놀란 눈치다.

A는 으쓱하며 뭐야? 다들 왜 이렇게 놀래? 귀신이라도 본 눈치야? 라고 응수한다.

외국서 등산하며 살다보니 연락이 끊겼다고 한다.

모임의 주인공이 등장하자 더욱 분위기는 올라간다.

오랜만에 만난 만큼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 벌써 자정이 넘었다.

A군이 잠시 돌아온 터라 오늘이 아니면 언제 볼지 모른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다들 2차를 가는 분위기다.

나도 2차에 가고 싶었지만,

와이프가 임신한 상태라 집에 가야만 했다.

"같이 가자. 너도 같이 가야지.ㅎㅎ"

모두들 아쉬운 터라, 특히 A군이 끈질기게 권유했지만 A군의 팔까지 뿌리치며 거절했다.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아내가 걱정되어 서둘러 돌아갔다.

다음 날 A군에서 미안해서 전화해봤는데 연락되지 않는다.

벌써 출국한 모양인가 싶었지만, 이상하게도 다른 녀석들도 전화 받지 않는다.

2차에 갔던 친구들 모두.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났을까.

나는 그 때, 모두 함께 가야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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