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까지 22일 남은 오늘의 괴담

자수한 이유

내 친척 중에 교도관으로 일했던 사람이 있다.

다만 평범하게 간수로서 일한 것이 아니라, 교도소 내부에서 재소자들의 심리 상담이나 사회 복귀를 위한 상담 같은 것을 담당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친척은 시간이 날 때마다 재소자들과 자주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주로 그들이 지은 죄에 그에 대한 반성, 그리고 자수한 사람의 경우에는 자수하게 된 경위 등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 중 A라는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가 너무나도 섬뜩해서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는다며 내게 들려준 이야기가 바로 이것이다.

A는 원래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

하지만 현재 살인죄로 복역 중이다.

그가 죽인 것은 그의 아내였다.

일단 죽이기는 했지만, 살해 후 사체의 처리를 고민하던 A는 집 냉장고에 아내의 사체를 토막내 보관했다.

회사에서 돌아오면 냉장고에서 토막난 사체를 조금씩 꺼내, 살을 잘게 다지고 뼈는 믹서로 갈아 가루를 낸 뒤, 화장실에서 흘려보냈다고 한다.

그것을 며칠 동안 반복하자 사체의 대부분을 없앨 수 있었다.

결국 머리만 남았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얼굴을 갈아버릴 각오가 안 서서, 며칠 동안 머리만 냉장고 안에 그대로 넣어두었다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A는 꿈을 꾸었다.

죽은 부인이 테이블 위에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다.

고개를 깊숙히 숙이고 있어서 표정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테이블을 잡고 있는 손이 부들부들 좌우로 떨리고 있다.

점차 그 흔들림은 격해져서, 손톱이, 그리고 손가락이 테이블 주위에 흩어져 날아가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팔꿈치까지 날아가 사라진 팔에서는 새빨간 피가 흩뿌려지고, 뼈가 덜그럭대며 테이블을 두드린다.

거기서 잠에 깨어난 A는, 한동안 땀에 흠뻑 젖은 채 충격에 사로잡혀 움직이지도 못했다고 한다.

겨우 안정을 되찾고 거실로 향한다.

그런데 냉장고가 조금 열려 있고, 그 사이로 목만 남은 아내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깜짝 놀란 A는 냉장고를 닫고, 문을 청테이프로 막았다.

이 때까지는 겁에 질려 있을지언정 아직 자수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날, 냉장고에 넣어 둔 머리를 처리하기가 껄끄러웠던 A는 결국 새 냉장고를 사기로 했다.

1인용 소형 냉장고라 따로 배달을 부탁하지 않고 직접 가지고 돌아왔기에, 다른 사람의 눈에 청테이프로 감은 냉장고가 들킬 일은 없었다.

그리고 A는 그 날도 꿈을 꿨다.

어제와 똑같이 테이블 위에 아내가 앉아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어제 끝났던 시점에서 꿈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 뿐.

테이블 위에 있는 아내의 팔에서는 새빨간 피가 방울져 떨어진다.

이번에는 다리로 바닥을 차고 있다.

그 움직임이 점점 격렬해짐에 따라 바닥을 차는 소리도 쾅, 쾅, 쾅쾅쾅쾅쾅쾅쾅쾅쾅하고 점점 커져 간다.

점차 바닥에 피가 고이기 시작하고, 다리의 살점이 날아간다.

테이블 위에는 팔이 마구 흔들리며 피를 사방에 흩날리고 있다.

A의 뺨에도 살점과 피가 날아오지만,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고 그 광경을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다.

머릿속에서는 빨리 깨어나야 한다는 생각 뿐이지만, 꿈은 좀체 끝나지 않는다.

방 안 가득 흩날린 피가 기분 나쁘게 빛난다.

갑자기 아내는 움직임을 멈춘다.

그리고 서서히,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올린다.

축 늘어져 있던 앞머리가 뺨에 달라 붙는다.

머리카락 틈새로 치켜뜬 눈이 A를 향한다.

그리고 얼굴을 완전히 들었다.

[아아아아아아아아! 내! 몸을! 돌려줘어어어어어!]

절규가 울려퍼졌다.

그 소리를 듣고서야 A는 간신히 눈을 뜰 수 있었다.

이번에도 온 몸은 땀투성이였다.

그리고 이번에야말로 머리를 처리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A는 침대에서 뛰쳐나와 냉장고로 향했다.

그리고 그 각오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토록 단단하게 붙여놨던 청테이프가 모두 끊어져 있고, 부인의 머리는 냉장고에서 굴러떨어져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그 시선은 A를 향해 고정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 시선에서 결코 도망칠 수 없다고 생각한 A는 그 길로 자수를 택했다고 한다.

[살해당한 사람의 원한은 언제까지고 남아 있는 모양이야.]

이야기 말미에 친척이 덧붙인 한마디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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