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스로에 대해 조금 깨닫게 된 점

유규 금오 2019.06.01 조회 수 353 추천 수 7

제 첫연애는 다른 사람이 보기에 매우 안좋아 보였어요. 모두가 헤어지라고 했었어요.

아주 안좋은 거란건 다 겹쳐있었죠.

고 3이었고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랜선이었으며 상대는 이제 막 입대한 이등병이었는데 심지어 공군이었죠.

심지어 매우 장거리였어요. 집안도 학벌도 하늘과 땅 차이였죠.

정식으로 사귄건 성인이 되자마자 직접 만나고 나서 사귀었지만 

그 이전에도 연인이나 다름없었어요.

그 당시 학생이 성인과 매일같이 전화하고 연락하는 것을 좋게 보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 사람이 내게 어떤 의미이고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 누구도 관심없었어요.

나 역시 말 하지 못하는 속사정이 있기는 했지만요.

 

분명 남자친구와의 연애는 행복했습니다.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부분이 한 두가지가 아니에요.

그럼에도 저는 늘 연애를 동경했습니다.

 

대학에 들어와 처음 만나는 사람마다 남자친구의 유무를 물어봤고 군인인 것을 알고나면 한치의 고민도 없이 헤어지라고 하는 연애가

사실 저는 너무 힘들었어요.

 

심지어는 어떤 언니는 초면에 당장 헤어지는게 좋을거라면서 제 멱살을 잡고 흔든적도 있었죠.

 

이런 일이 잦아짐과 동시에 주위에 커플들이 많이 생겼죠.

지나가는 커플들이 늘 부러웠어요. 그냥 그 존재만으로도 부러웠어요.

자주 못만나도 서로 오늘 점심을 어떤것을 먹었는지 아는 관계가 사실 저는 너무 부러웠어요.

함께 일상을 나누는 연인들이 아름답게 피어난 벚꽃 아래서 입맞춤을 하는 연인들이 정말 부러웠어요.

실은 데이트 할 때 고급 레스토랑에서 파스타를 사주는 남자친구 보다

배고플때 컵라면 사다 함께 먹어주는 남자친구가 저는 더 부러웠어요.

 

그렇게 '부러워 하는 연애'는 시작된 것 같아요. 

사실

그토록 남자친구의 전역을 바란 이유는 내가 꽃신을 신을 즈음엔 다른 친구들의 남자친구들이 입대를 막 했을거고

그럼 다들 날 부러워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남들이 날 부러워한다면 내가 행복해질 수 있을거라 믿었어요. 이제 남들을 부러워하지 않을 수 있을줄 알았죠.

 

근데 전역이 한달도 안남은 이 시점에서 다른 연인들의 인스타를 보며 부러워 하는 저를 보고 충격받았어요.

 

내가 왜 기껏해야 첫휴가 나온 연인을 부러워하지?

이제 겨우 일병달은 군인에게 면회간 연인을 왜 부러워 하고 있는것이지?

 

그제서야 알겠더라구요. 부러워하는 연애를 그만두는건 남자친구의 전역도 아니고 

주위 사람들의 이별도 나를 향한 부러움도 아니더라구요.

 

부러워하는 감정은 사실 제 자격지심이었어요.

 

이걸 알고나니 마냥 밉고 화나던 연인들이 그저 아름다워 보이더라구요.

 

나를 괴롭힌 것은 알고보니 국방부도 염장질하는 커플도 전역할 생각 없어보이는 남자친구도 아닌

저였더라구요.

 

 

사실 굉장히 부끄러운 이야기에요.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어린 생각이었는지 놀라울 지경이니 말이에요.

하지만 제 경험과 느낌을 공유하고 여러분들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를 갖길 바라며 글을 써봤어요.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사실, 당신을 오랜시간 괴롭혀온 가해자는 그 누구도 상황도 아닌 당신일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 글 가리기


Profile
23
Lv

4개의 댓글

Profile
River
2019.06.01

교훈 감사합니다

0 0    댓글  
Profile
@River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0 0    댓글  
Profile

좋은 글 잘 읽었어요!

0 0    댓글  
Profile
@익명_85572238

감사해요! 저와같은 멍청한 실수를 하지 말아주세요 ㅎㅎ

0 0    댓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2023 대동제] 2023 대동제 축제 후기 이벤트!! profile 금오사이 2023.05.19 2467 0
공지 [종료된 이벤트] 🌸🌸🌸 2023 벚꽃 이벤트 당첨자 발표🌸🌸🌸 profile 금오사이 2023.04.08 2249 3
공지 2022 대동제 축제 후기 이벤트 당첨자 발표 profile 금오사이 2022.09.20 4616 0
공지 2022-2 개강 이벤트 종료 profile 커뮤니티운영팀 2022.09.20 3320 0
공지 금오위키 관련 공지 profile 금오사이 2022.09.19 2482 3
공지 "의좋은 형제 & 의상한 형제를 찾습니다!" 당첨자 발표 1 profile 커뮤니티운영팀 2021.05.28 4274 3
공지 금오사이 수강후기 당첨자 발표입니다! 9 profile 금오사이 2020.07.20 4526 5
공지 비방/욕설/음란 등 게시판 정책에 위반되는 글을 삭제 될 수 있습니다. profile 금오사이 2018.05.24 4735 3
7146 [질문] 공학계산기 5 우주공강을 만든 까마귀 2020.03.29 1134 0
7145 [질문] 일반물리실험 과제 계산 문제들 계산할때 유효숫자 사용해야하나요? 3 북카페가는 까마귀 2020.03.29 1231 0
7144 중간고사 기쁜 까마귀 2020.03.29 1197 0
7143 기숙사 컴퓨터 3 상처받은 까마귀 2020.03.29 1412 0
7142 한국문학의 이해 고ㅓ제 6 기분 좋은 까마귀 2020.03.29 1420 0
7141 에타 벤먹었는데 10 터미널가는 까마귀 2020.03.29 1685 0
7140 이거 설명해주실분 2 우주공강을 만든 까마귀 2020.03.29 1462 0
7139 일반물리학실험 2 공대생1호 2020.03.29 1542 0
7138 봉사이론 원격강의 수강뭐죠? 2 익명 2020.03.29 1262 0
7137 [질문] 동아리 신청 마감일 나왔나요? 3 까불대는 까마귀 2020.03.29 1465 0
7136 2020일반물리학 실험 답지 2 예의바른 까마귀 2020.03.29 2084 0
7135 과제 제출 서식 3 조심하는 까마귀 2020.03.28 1341 0
7134 [질문] 세계문화와이해 9 까악까악까마귀 2020.03.28 1331 0
7133 내일 올라가야하나 1 우호적인 까마귀 2020.03.28 1380 0
7132 오우 사이글덕분에 과제하는데 13 애처로운 까마귀 2020.03.28 1453 0
7131 일반물리학실험 22 즐거운 까마귀 2020.03.28 2041 0
7130 ㅊㄴㄹ교수님 5 열중인 까마귀 2020.03.28 1748 0
7129 서점 메일이 뭐에요? 2 ㅇㅇ 2020.03.28 1438 0
7128 ㅇㅎㅇ교수님 혼란스러운 까마귀 2020.03.28 1506 0
7127 미분적분학 교재편찬위원회 : 미분적분학, 2020, 북스힐 표지좀 알려주세요 4 결의가 굳은 까마귀 2020.03.28 2004 0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