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까지 110일 남은 오늘의 괴담

"카버 선생님, 선물이 있어요."

 

 

매튜가 내 책상 앞으로 커다란 초코칩 쿠키를 들고 와서 섰다.

 

 

사실 꽤 놀라운 일이었다. 매튜랑 나는 시작부터 꼬였기 때문이었다. 매튜의 성적은 나빴고, 수업 도중에 지적하면 꼭 '멍청한 게' '못생긴 게' 등의 중얼거림이 들리곤 했다. 하지만 부모님 이혼으로 집안 상황이 말이 아닌 걸 알고 있었고, 겨우 9살짜리였으니 항상 그냥 봐 주었다.

 

 

그리고 이제 와 보니 노력이 결실을 맺은 거 같았다.

 

 

"고마워라! 착하기도 하지!" 나는 쿠키를 책상 가운데 올려두며 말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는 쿠키를 먹고 싶은 맘은 들지 않았다. 친구 결혼식 전까지 2kg정도를 빼기 위해 엄격한 설탕 금지 다이어트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걸 당장 먹진 않았다. 쿠키는 그저 연필꽂이와 그림 카드들 사이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점심시간 전 매튜가 다가오더니, "카버 선생님, 이제 쿠키 드실 건가요?" 하고 물었다.

 

 

그러자 결국 난 죄책감을 느끼고 말았다.

 

 

매튜가 점심을 먹고 교실로 돌아왔을 때 쿠키가 사라진 걸 보자, 많이 놀라 보였다. "그거 드셨어요?"

 

 

"그럼, 먹었지!"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정말 맛있더라."

 

 

매튜는 맨 뒷줄에 앉아서 나머지 수업시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인정한다, 애한테 거짓말한 건 나도 마음이 좋지 않는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포기할 순 없었다. 쿠키는 내 서랍 안에 넣어 두었다.

 

 

오후에는 수업을 몇 분 일찍 끝냈다. 결혼식에 가기 위해 마이애미행 비행기를 타야 했기 때문이었다. 퇴근하려고 짐을 챙기던 중 쿠키가 떠올랐다. 주말 내내 거기 둘 순 없지 - 상해 버릴 거야! 뭐, 그냥 가져가자, 하고 생각했다. 비행기에서 배고파질 수도 있으니까.

 

 

나는 쿠키를 냅킨에 싸서 노트북 가방에 넣고는 공항으로 가는 택시를 탔다.

 

 

보안 검색 줄이 길었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자 나는 바구니에 노트북만 따로 넣고 나머지가 든 가방을 컨베이어벨트에 올렸다. 하지만 금속 탐지기를 통과하자마자 요원들에게 붙잡혔다.

 

 

"선생님, 이쪽으로 오시죠," 요원이 나를 뒷쪽 방으로 데려가며 말했다.

 

 

"저 벌써 비행기 시간에 늦었단 말이에요" 나는 성을 내며 말했다. 탑승 못 할 수도 있는데 - "

 

 

문이 활짝 열렸다.

 

 

여러 명이 테이블을 둘러싸고 앉아 있었다. 몇몇은 교통보안국 요원이었고 나머지는 내가 모르는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그들은 다들 테이블 중심에 놓여진 물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쿠키.

 

 

두려움이 몰려왔다. 다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매튜의 표정이 스쳐지나갔다. 이빨을 드러낸 그 미소. 나는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죠?"

 

 

요원 한 분이 한 걸음 앞으로 다가왔다.

 

 

"스캐너가 쿠키 안에 어떤 물체가 숨겨져 있는 것을 탐지했습니다. 아니 - 어떤 물체들이 숨겨져 있다고 해야겠죠."

 

 

나는 쿠키를 내려다보았다. 시야가 흐려지기 시작했고, 의자 등받이를 지지대 삼아 잡고 섰다. "뭐라구요? 뭐가 들어 있었는데요?"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 봤지만 대답을 듣기가 무서웠다 -

 

 

 

"면도날입니다. 여덟 개가, 쿠키 안쪽에 같이 구워져 있었죠."

 

 

 



 

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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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돌아온 괴담빌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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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일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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