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까지 64일 남은 오늘의 괴담

나는 넥타이를 고쳐 매며 물었다.

"딸아이가 오늘 안전하게 집에 돌아올 수 있다면 나에게 무엇을 줄 수 있나요?"

그녀는 식탁에 펼쳐놓은 사진 세 장을 바라보았다.

딸 수지가 버스에서 내리는 사진 한 장.

놀이터에 있는 사진 한 장.

밴에서 남자에게 말을 거는 모습 한 장.

그녀는 눈물을 쏟아내며 작은 소리로 답했다.

"뭐든요. 뭐든 드릴게요."

"그 말 진짜 많이 들어요. 당신한텐 딱 하나만 원할 뿐이에요."

나는 서류가방을 열어 큰 식칼을 꺼냈다.

"오른손"

그녀의 속내를 읽으려고 뚫어져라 쳐다봤다. 진실의 순간이다.

나를 몇 초 정도 쳐다보더니 이내 알았다는 표정이다.

바들바들 떨며 오른팔을 내밀었다.

"존경스럽네요. 진짜로. 진심인지 알아야 하니까 직접 해줘야겠어요."

나는 기다렸다.

그녀는 천천히 손을 뻗어 식칼을 쥐었다.

심호흡을 하곤 칼을 들었다.

비명을 지르고 울부짖으며 결국 해냈다.

몇 번 후려치고 나서야 손이 떨어져 나왔다.

"훌륭하네요."

그녀는 피를 흘리는 팔을 움켜쥐며 쓰러졌고 나는 미소지었다.

잘려진 손, 식칼, 사진을 모두 챙겨 서류 가방에 넣었다.

"딸을 사랑하는 마음에 무척 감명 받았어요."

진심으로 말했다. 이제 가야지.

"잠깐만! 내 딸 수지는요?"

"수지는 평소처럼 세시 반이면 집에 올거에요. 버스에 타는 걸 내가 직접 봤어요. 됐죠?"

나를 쳐다보는 그녀의 눈이 커졌다.

"내가 수지를 데려갔다고 생각한 건 아니죠? 난 애들은 해치지 않아요. 괴물도 아니고."




 

0개의 댓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2023 대동제] 2023 대동제 축제 후기 이벤트!! profile 금오사이 2023.05.19 2518 0
공지 [종료된 이벤트] 🌸🌸🌸 2023 벚꽃 이벤트 당첨자 발표🌸🌸🌸 profile 금오사이 2023.04.08 2293 3
공지 2022 대동제 축제 후기 이벤트 당첨자 발표 profile 금오사이 2022.09.20 4668 0
공지 2022-2 개강 이벤트 종료 profile 커뮤니티운영팀 2022.09.20 3356 0
공지 금오위키 관련 공지 profile 금오사이 2022.09.19 2523 3
공지 "의좋은 형제 & 의상한 형제를 찾습니다!" 당첨자 발표 1 profile 커뮤니티운영팀 2021.05.28 4313 3
공지 금오사이 수강후기 당첨자 발표입니다! 9 profile 금오사이 2020.07.20 4563 5
공지 비방/욕설/음란 등 게시판 정책에 위반되는 글을 삭제 될 수 있습니다. profile 금오사이 2018.05.24 4774 3
9006 제일 극혐인건 중간고사 치는 주 다음주에 시험이 있다는것. 3 익명_06154897 2018.10.24 76 0
9005 신한은행 atm기 어딨는지 아시는분? 3 익명_44076071 2019.06.02 148 1
9004 전자공 4학년이신분? 3 익명_21090671 2019.03.08 155 1
9003 [질문] 기계시스템 공학과 기계공학과 편입 3 학점이 부족한 까마귀 2020.05.22 1790 1
9002 방학까지 D-43 3 익명_09150441 2019.05.10 73 1
9001 기초반 3 신입생 2019.02.26 142 1
9000 [질문] 전부터 궁금했었는데 3 지루한 까마귀 2020.04.27 1184 0
8999 신입생 커엽. 3 겟커쓰 2019.02.28 552 2
8998 통학버스 3 친절한 까마귀 2020.02.11 1002 0
8997 교내에 책파는곳 3 평안한 까마귀 2020.03.15 1179 0
8996 금오공대 국제교류교육원 3 공대생1호 2020.05.23 1813 0
8995 교심은 뭔가요? 3 까마귀 2020.02.25 907 0
8994 과 수석은 언제 알 수 있나요?? 3 ㅁㄴㅇㄹ 2019.01.05 518 1
8993 입학식날 약간 늦을거 같은데.. 3 ㅇㅇ 2019.02.27 236 1
8992 [질문] 정원외 수강신청은 어떻게되나요 3 미적감각이 있는 까마귀 2020.03.05 1174 0
8991 [질문] 동아리 신청 마감일 나왔나요? 3 까불대는 까마귀 2020.03.29 1465 0
8990 하수구 막힌 자취생들아 이걸 써라 3 복에 겨운 까마귀 2020.07.24 1296 2
8989 지구 종말의 날 3 profile 완두 2019.10.12 538 2
8988 오름 저녁머꼬 3 익명_39828949 2019.10.23 847 1
8987 수강신청 관련 3 익명_20291985 2019.07.29 336 0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