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까지 59일 남은 오늘의 괴담

방금 골목 가게를 다녀온 내 남자친구 조던이 솔직히 말해서 조금... 무섭다.

오래 있다가 나온 것도 아니다. 끽해봐야 5분? 솔직히 더 있다가 나올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조던은 착한 사람이었다. 세심하고 배려도 많고 신중하고. 어떤 탄산음료를 마실지조차 신중하게 생각하는 그런 사람.

아무튼, 몇 분 전에 다녀온 조던의 눈동자가 텅 빈 것 같다. 들어오는 소리는 못 들었는데, 조던은 들어오자마자 현관에 달린 자물쇠를 다 채우더니 심지어 평소에는 우리 둘 다 신경도 안 쓰는 추가 잠금쇠까지 잠갔다.

지금 조던은 부엌에서 칼을 보는 중이다. 대화라도 해보려고 대체 뭐하냐고 물었지만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다. 우리가 가진 칼 중에서도 특히 날카로워서 찬장 높은 곳에 둔 칼을 꺼내더니 도무지 읽을 수 없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혹시 모를 위험을 배제할 수 없었기에 나는 단박에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잠갔다. 경찰차가 도착할 때까지 나가지 않았다.

이상하다. 난 아직 경찰을 안 불렀는데...

나가서 현관문을 열었지만 조던은 어디에도 없었다.

대신 경관 두 명이 나란히 서 있었다.

"정말 유감입니다만 남자친구분이 칼에 찔려 사망하셨습니다. 사건은 바로 앞 골목에서 일어났습니다. 범인은 바로 검거했으며 소지하고 있던 물품 중 남자친구분의 물건을 찾았습니다. 피의자는 조던 씨의 소지품에서 집 열쇠를 발견하고 집 주변을 배회하다가 잡혔습니다. 자물쇠를 다 잠그시길 정말 잘하셨습니다. 덕분에 목숨을 건지셨어요."

그 말을 들은 나는 부엌을 바라보았다. 식탁에는 날카로운 칼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 내 손이 닿지 않는 높은 찬장에서 꺼낸 그 칼이.

https://blog.naver.com/iamsuekim/22167473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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