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까지 57일 남은 오늘의 괴담

아들 저스틴은 3살을 넘긴 시점부터 밤에 소음이 들린다며 불평을 시작했다. 잊을만 하면 늦은 밤 방문을 작게 두드리는 소리에 깨어나 침대 옆 간이등을 켜고 아들에게 들어오라고 한다. 아들은 방에 들어와서 눈물에 젖은 큰 갈색 눈동자를 빛내며 같은 불평을 하곤 했다.

"내 침대 밑에 괴물이 살아요," 아들은 떨리는 입술과 약한 목소리로 훌쩍이며 말하곤 했다. 그럴 때면 나는 아들을 안아주며 괴물 같은 건 없다고, 특히 아들의 방에는 절대 없다고 단언해주곤 했다. 가끔 아들과 함께 어둠이 깔린 방을 몰래 들여다보곤 했는데, 가끔은 나조차 겁나곤 했다. 그리고 그렇게 해줄 때마다 텅 비어있는 아들의 방을 확인하고 안심해 하며 아들에게 방을 보여주면, 아들은 다시 방에 돌아가 잠자리에 들곤 했다.

머리가 더 굵어지면 이런 것도 졸업하겠지 생각했지만 아들은 그럴 낌새를 보이지 않았다. 아들은 밤이면 항상 침대 밑에서 무언가 으르렁대거나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다고 했지만 물론 침대 아래에 뭐가 있을 리가 없었다. 심지어 옷장, 서랍, 환풍구 등 곳곳을 뒤집어 털어 걱정을 덜게 하고 싶었지만 누가 봐도 아들의 상상력에 불과한 게 틀림없었다. 소리의 근원이 쥐가 아닐까 의심도 해봤지만, 집에서 발견할 수 있는 벌레 등도 이상한 파리 한두 마리가 전부였다.

초파리 떼가 작정하고 나타나기 시작하자, 우리는 저스틴의 방을 다 뒤엎고 곳곳에 버려진 과자 껍질이나 벽에 들러붙은 녹은 사탕과 주스 흔적을 지워냈다. 하지만 벌레의 윙윙대는 소리는 계속 들려왔다. 저스틴의 침대 아래를 정리하려고 침대를 미는데 이상하게 과하게 무겁게 느껴졌다.

끙하는 소리와 함께 매트리스를 벽에서 밀어내자 벽과 닿아있던 매트리스 면이 길게 찢어진 채 매트리스 내용물이 다 쏟아져 나왔다. 그걸 보는 순간 피가 차갑게 어는 기분이었다. 무릎을 꿇고 앉아 매트리스 안을 보는 순간, 굉장히 수척한 얼굴의 남자가 보였다. 진절머리 나는 얼굴과 그대로 굳어버린 듯한 이상한 미소가 정지된 듯한 눈동자 밑에 이상하게 자리했다.

그리고 그 순간, 두 눈동자가 깜빡였다.

https://m.blog.naver.com/iamsuekim/221670982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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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바뀌자마자 올라오네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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