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까지 42일 남은 오늘의 괴담

이제쯤 모두가 아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둘은 데이트 앱으로 만났고, 첫 만남부터 불꽃이 일었습니다. 둘은 비슷했던 과거사와 취미, 은밀한 욕망을 함께 나눴습니다.

그들의 첫 데이트 장소는 영화관이었습니다. 관객석이 꽉 찼지만 오히려 그것이 둘을 더 흥분하게 만들었죠. 들킬지도 모른다는 두근거림이 그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영화관 뒤에서 들어가지 않았고, 결국 영화가 어떤 결말로 끝났는지 관심도 없었단 정도로만 설명하겠습니다.

다음 데이트 장소는 고급 레스토랑이었습니다. 식사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지만, 옆 테이블에 앉은 남자가 문제였죠. 그 진상은 식사 내내 통화를 이어갔고, 무엇보다 종업원에게 매우 무례했습니다. 남자는 무례한 남자를 혼내주고 싶었지만, 그의 동행이 그를 잘 다독여서 무탈하게 지나갔답니다. 그냥 신경 쓰지 말라고, 이 자리는 우리 둘만을 위한 것이라면서. 그래서 둘은 그렇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식사가 마무리되어갈 무렵 옆 테이블 남자가 담배를 피우자, 두 사람은 미련 없이 자리를 털고 나갔습니다. 물론 음식값과 팁도 후하게 냈다죠. 항의는 다른 손님에게 맡긴 채로. 그들은 이런 일에 시간 빼앗길 생각 없었으니까요.

이후, 둘의 데이트는 더 다양해졌습니다. 갤러리 방문, 미니 골프, 책방. 둘의 데이트는 회를 거듭할수록 이전보다 훨씬 더 흥미진진해졌겠죠. 그리고 으레 일어나는 순서처럼, 그가 용기를 내 청혼했습니다. 그 역시 이르다는 것을 알았지만, 두 사람 모두 급하게 해치우고 싶었으니까요. 게다가 그가 오후에 특별한 이벤트를 계획해두었죠.

그녀에게는 다양한 아이를 보고 싶은 꿈이 있었습니다. 그런 그녀를 위해, 그는 지역 아동 보호소를 찾았습니다. 둘은 희망찬 미래를 기대하며 빛나는 눈동자를 뽐내는 아이들을 보며 두 손을 꼭 잡았죠.

하지만 여기 모인 우리 모두 아이들이 기대한 미래가 어떻게 됐는지 알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이제 모두가 자세한 내막을 압니다. 마지막 방화의 피해가 가장 컸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신 수습 작업이 한창입니다. 배심원 여러분의 올바른 선택을 믿고 싶습니다. 이 두 사람은 괴물 그 자체입니다. 부디 두 사람은 사후에도 지옥에서 고통받기를 바라며, 기소를 마칩니다.

https://m.blog.naver.com/iamsuekim/221577651721




 

1개의 댓글

Profile

뭐야 불꽃이 ㄹㅇ 불꽃이었네 ㅋㅋㅋㅋㅋ

0 0    댓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2023 대동제] 2023 대동제 축제 후기 이벤트!! profile 금오사이 2023.05.19 3240 0
공지 [종료된 이벤트] 🌸🌸🌸 2023 벚꽃 이벤트 당첨자 발표🌸🌸🌸 profile 금오사이 2023.04.08 2925 3
공지 2022 대동제 축제 후기 이벤트 당첨자 발표 profile 금오사이 2022.09.20 5381 0
공지 2022-2 개강 이벤트 종료 profile 커뮤니티운영팀 2022.09.20 4032 0
공지 금오위키 관련 공지 profile 금오사이 2022.09.19 3204 3
공지 "의좋은 형제 & 의상한 형제를 찾습니다!" 당첨자 발표 1 profile 커뮤니티운영팀 2021.05.28 5042 3
공지 금오사이 수강후기 당첨자 발표입니다! 9 profile 금오사이 2020.07.20 5260 5
공지 비방/욕설/음란 등 게시판 정책에 위반되는 글을 삭제 될 수 있습니다. profile 금오사이 2018.05.24 5489 3
3826 [분실물] 카드 분실하신분? 1 졸고있는 까마귀 2020.06.23 1125 0
3825 성적취소 일편단심의 까마귀 2020.06.23 953 0
3824 배달ㅇㅇㅇ 2 마음이 어지러운 까마귀 2020.06.23 996 0
3823 대학수학 2 자취를 하고 싶은 까마귀 2020.06.23 997 2
3822 술집ㅠ 9 정신을 바짝 차린 까마귀 2020.06.23 1039 0
3821 이틀 뒤에 전공시험인데 1 황홀한 까마귀 2020.06.23 1035 0
3820 기숙사 냉장고 1 열성적인 까마귀 2020.06.23 1204 0
3819 [분실물] 저 학교에서 지갑 잃어버린거 같은데 1 금공강에 성공한 까마귀 2020.06.23 995 0
3818 학교에 밤새서 공부할 수 있는곳 있나요? 1 돎돎 2020.06.23 887 0
3817 생협에 우체국 4 마음이 어지러운 까마귀 2020.06.23 1144 0
3816 에타 무섭다 ㄹㅇ루 9 아주 기뻐하는 까마귀 2020.06.23 1229 2
3815 [유머] 학점 이정도 안되는금붕이 없제? 4 휴강한 까마귀 2020.06.23 1291 0
3814 글쓰기와발표 지소서에 지원동기는 어떻게쓰나요 기운찬 까마귀 2020.06.23 1198 0
3813 대학생특별 직무능력과정 강좌 2 친절한 까마귀 2020.06.23 1788 1
3812 근데 왜 건축학개론은 시험범위가 없음? 1 만족한 까마귀 2020.06.23 1156 0
3811 셤기간인데 7 각오하고 있는 까마귀 2020.06.24 1113 0
3810 재수강도 에쁠나옴? 4 계절학기를 앞둔 까마귀 2020.06.24 1267 0
3809 금오마루에 있는 의자 오름2에 두고 쓰고 싶다 테크노관에 서식하는 까마귀 2020.06.24 1169 0
3808 1학년 종강했는데 이제 뭘 해야할까요? 13 열성적인 까마귀 2020.06.24 1627 0
3807 한국의 역사 ㄱㅁㅈ교수님 2 즐거운 까마귀 2020.06.24 1520 0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