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까지 39일 남은 오늘의 괴담

태미는 뒷좌석에 있었고, 내 신경은 온통 딸애의 울음소리에 집중되어 있었다. "아빠! 대체 무슨 일이에요?" 태미는 우리 뒤를 바짝 쫓는 은색 자동차를 돌아보며 미친 듯이 물었다. 내 손은 도로 위에서 튕겨 나가지 않게 열심히 핸들을 돌리는 중이었지만, 엄청난 속도로 달리면서도 아슬아슬한 지그재그를 멈출 순 없었다.

"다 왔다!" 진입로에 들어서자마자 급정거를 한 다음, 차가 완전히 멈추기도 전에 운전석 문을 열었다. 한쪽 팔로 태미를 잡아 집으로 끌자, 아픔에 태미의 표정이 찡그려졌다.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문을 쾅 닫았다. 목제 현관문의 자물쇠를 모두 잠근 뒤 숨을 헐떡이며 산탄총을 잡았다.

"대체 무슨 일인지 안 알려줄 거예요, 아빠?" 태미가 다시 물었다, "대체 왜 엄마로부터 도망치는 건데요?"

"닥치고 아빠 뒤에 숨어," 나는 아이에게 위협조로 대꾸했다.

차량 하나가 마찰음을 내며 진입로로 들어서더니, 곧이어 차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현관으로 이어지는 발걸음 다음 들려오는 두드리는 소리.

"해리! 당신이 태미 데려간 거야? 태미! 아빠랑 떨어져 있어야 해! 얼른 나와!"

전 부인의 목소리가 확실했지만, 저것은 절대 내 전 부인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총 있으니까 꿈도 꾸지 마!" 그리고 총열로 문들 두드려 소리를 들려주었다.

"해리! 태미는 그냥 보내줘! 이건 당신과 나의 문제지, 아이까지 낄 일이 아니야," 목소리가 말을 이어갔다, "만약 양육권 문제 때문이라면..." 다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더니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화로 풀자."

"양육권?" 있는 힘껏 외쳤다, "난 네가 진짜 제인이 아니라는 걸 알아, 이 개자식아. 네 존재가 무엇이건 간에, 당장 꺼지지 않으면 쏘겠어!"

"대체 무슨 소리야, 해리? 그냥 태미만 넘겨달라고!"

문 너머로 으르렁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날카로운 무언가가 문을 긁으며 참을 수 없이 시끄러운 굉음을 만들었다. 나는 현관문 아래를 향해 총을 겨눈 뒤 방아쇠를 당겼다. 나뭇조각이 흩날리면서 태미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다시금 고통에 찬 비명이 들렸고, 그것은 그 누구도 아닌 내 전처의 목소리였다.

"오늘치 약 먹었어, 해리? 경찰에 신고할 거야!"

식탁에 놓인 향정신성 약통이 눈에 들어왔다. 그대로 태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갑작스러운 현실 직시에 놀란 모양인지 토끼 눈이 되어 있었다. 태미가 내 손에서 산탄총을 빼앗아갈 때도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태미가 현관 잠금쇠를 풀 때도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다음에 걱정 가득한 전처의 얼굴이, 그 몸이, 그리고 정상적인 모습이 눈에 차례로 들어왔다.

"필요한 치료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아빠," 태미가 슬픈 듯 말했다. 엄마 손을 꼭 잡고 점점 멀어지는 태미의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차에 올라타 저 멀리 사라질 때까지. 목놓아 울었다. 내 목소리가 갈라질 때까지. 그리고 현관문을 있는 힘껏 후려쳤다.

그 순간 내 눈에 들어왔다. 세 개의 발톱 자국이, 그것도 썩어가는 목재 중앙에.

https://m.blog.naver.com/iamsuekim/221550377547




 

0개의 댓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2023 대동제] 2023 대동제 축제 후기 이벤트!! profile 금오사이 2023.05.19 3229 0
공지 [종료된 이벤트] 🌸🌸🌸 2023 벚꽃 이벤트 당첨자 발표🌸🌸🌸 profile 금오사이 2023.04.08 2917 3
공지 2022 대동제 축제 후기 이벤트 당첨자 발표 profile 금오사이 2022.09.20 5377 0
공지 2022-2 개강 이벤트 종료 profile 커뮤니티운영팀 2022.09.20 4021 0
공지 금오위키 관련 공지 profile 금오사이 2022.09.19 3196 3
공지 "의좋은 형제 & 의상한 형제를 찾습니다!" 당첨자 발표 1 profile 커뮤니티운영팀 2021.05.28 5038 3
공지 금오사이 수강후기 당첨자 발표입니다! 9 profile 금오사이 2020.07.20 5255 5
공지 비방/욕설/음란 등 게시판 정책에 위반되는 글을 삭제 될 수 있습니다. profile 금오사이 2018.05.24 5462 3
8826 우편으로 토익 신청하라고 왔는데요 3 학점이 부족한 까마귀 2020.01.24 1401 0
8825 화소공 면접 후기 3 익명_55881103 2019.11.04 853 1
8824 mediopia? 이 구린 플레이어는 대체 왜쓰는겨ㅋㅋ 3 걷는 걸 좋아하는 까마귀 2020.04.24 1590 0
8823 화소융 1학년 1학기 학점 3 친절한 까마귀 2020.02.09 1630 0
8822 시험기간에 다들 미쳐버린듯 3 익명_57485355 2018.10.25 84 2
8821 애완동물 있는사람 3 낙관적인 까마귀 2020.06.13 802 0
8820 미용실 3 익명_97069826 2019.04.12 239 0
8819 지금이라도 입학 전에 화학1,2 해두고 갈까요? 3 현풍잉잉 2020.02.18 1199 0
8818 3 실험을 잘못한 까마귀 2020.01.07 1766 0
8817 교양 신청 3 상처받은 까마귀 2020.02.26 1167 0
8816 [질문] 기숙사 정수기 3 친절한 까마귀 2020.05.31 1401 0
8815 혼자라는거.. 3 궁금증이 많은 까마귀 2021.01.19 1484 0
8814 일과 후에 여유시간이 0분입니다 3 익명_25191770 2019.04.13 210 2
8813 진로교육 이수한도가 한학기에 3회이내인건가요? 3 희망찬 까마귀 2020.01.03 962 0
8812 부동산 궁금한게 3 종강인줄 알았던 까마귀 2020.03.13 982 0
8811 [분실물] 여러분..큰도움 한번만주세요.. 3 gana1203 2018.12.01 235 1
8810 공부를 해야하는데 화가나서 공부를 할 수가 없다! 3 익명_67607891 2018.12.08 134 0
8809 [유머] 뜻밖의 할랄 푸드 3 profile Horizen 2019.03.16 195 4
8808 학과친구 vs 동아리친구 3 ㅇㅇ 2019.02.21 444 0
8807 푸름 2에 냉장고 ㅇㄷ잇어요??? 3 행복한 까마귀 2020.06.04 1258 0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