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까지 29일 남은 오늘의 괴담

그들이 나를 바라본다. 그들은 기다린다.

조용한 우리 동네 교회는 일요일이면 사람이 꽉 들어찬다. 1부에 내가 전달한 설교가 매끄럽게 진행됐다. 하지만 2부 중간부터 어긋나기 시작하더니 이제 교회에 있는 누구도 내 말을 거역할 수 없게 됐다. 이것만이 유일한 길이다.

게임이 시작되기 전, 나는 '파괴의 벨트'를 부여받았다.

나에게는 언제나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두 개의 목소리. 왼쪽, 오른쪽. 지금까지 내 선택은 비교적 쉬운 편이었다.

왼쪽: "오른쪽에 앉은 모든 이가 가진 돈을 내게 만들기."

오른쪽: "왼쪽에 앉은 모든 이가 손목을 긋게 만들기."

물론 나는 왼쪽을 선택한다.

왼쪽: "모두가 탈의하게 만들기."

오른쪽: "모든 남자가 모든 여자를 죽이게 만들기."

두 목소리가 그들만의 게임을 진행할수록 선택지 역시 더 사악하고 충격적인 내용으로 변했다. 하지만 나는 무조건 선택해야만 했다. 그리고 교인들은 그 선택을 따라야만 하고. 다시 말하지만, 이것만이 유일한 길이니까.

왼쪽: "손 자를 사람 선택하기."

오른쪽: "본인의 손을 자르기."

내 선택지 내용을 아는 사람은 나뿐이다.

나는 천천히 오른손을 들어 다섯 번째 줄에 앉은 남자를 가리켰다.

"신도님... 손목을 자르셔야 합니다."

교인들 사이로 숨죽인 비명이 흘렀지만 누구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그들은 선량한 문명인처럼 자리를 지킬 뿐이었다.

지목된 남성은 손목을 자를 용도로 굉장히 날카롭게 갈린 칼을 받았다. 그는 내가 명령한 대로 이행했다. 그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조용한 영웅처럼 칼을 높게 들어 올렸고, 단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 어떤 주저도 없었다. 그는 아주 빠른 속도로 칼을 내리쳤고, 그의 손은 정말 부드럽게 잘려 나갔다. 마치 고기 슬라이서를 통과하는 햄을 보는 것처럼. 그는 어떤 소리도 내지 않았으며, 대신 자리에서 기절해버렸다.

왼쪽: "재미있었다."

오른쪽: "한 번 더 갈까?"

거의 잊고 있었다. 내 왼쪽에 선 11살? 아니, 12살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교단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여아의 머리에 총구가 있었고, 목에 칼이 닿은 상태였다.

여자아이의 부모가 첫 줄에 앉아 서로 손을 맞잡고 있었다. 둘은 당장이라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딸을 구하고 싶지만 간신히 억누르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 거역할 수 없지. 그들도 복종해야 한다.

탈옥수 하나가 여자아이의 귓가에 소름 끼치는 말을 속삭이며 그녀를 달래자, 아이가 조용히 울음을 터뜨렸다. 탈옥수가 가학적인 손길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자 여자아이가 몸을 떨기 시작했다.

왼쪽: "총으로 쏘기."

오른쪽: "목 긋기."

다른 두 탈옥수가 내 뒤에 서서 내 귓가에 속삭였다. 내가 대답하지 않자 그들의 반응이 더 거세졌다.

왼쪽: "선택해, 목사님."

오른쪽: "쏠까, 그을까, 목사님?"

"..."

왼쪽: "목사님, 당신 가슴팍에 두른 폭약을 잊지 말라고."

오른쪽: "빨리 선택해..."

왼쪽: "쏠까, 아니면, 그을까?"

왼쪽 목소리가 손에 들린 기폭 장치를 보여주며 말했다. '파괴의 벨트'를 작동할 기폭 장치.

침이 꿀꺽하고 넘어갔다.

왼쪽과 오른쪽이 동시에 들린다. "쏠까, 아니면, 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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