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친구들

나는 13학번 아저씨에요

아직 졸업도 못했는데, 드디어 마지막 학기를 수강하게 됐어요

그동안 뭐했냐고요?

13년 입학해서 1년 다니다가

14~15년 군머

16년 복학 후 18년 1학기까지 다니다가 휴학

18년 7월부터 공무원준비

19년 11월 최종합격

20년 1월 발령 후 국가 모 부처에서 근무중이고

이번에 복학해서 마지막 3학점을 듣게 됐어요.

물론 조기 취업계로 출석인정을 받게 되었지만,

그래도 오늘 복학신청하고, 교수님이랑 학과랑 사전 조율도 다하고 나니

정말 시원섭섭하더라고요.

이제 학교생활은 정말 끝인가...

나는 사실 학교생활할때 인싸는 아니였어요

오티때 만났던 친구들과 중간에 새로 만난 친구들 몇명

그친구들과 쭉 함께했고, 지금도 연락하고 만나서 술한잔 하곤 합니다.

그냥저냥 조용하지만, 우리끼리는 요란하고 즐겁게 학교생활을 했던거 같아요.

..정말 즐거웠어요.

같이 밤새서 과제도 하고, 자취방에서 미친짓도 많이 했고

그러다 아래층사람이 올라와서 항의해서 단체로 머리도 조아려보고

밤샘 피시도 미친듯이 했고

물론 밤새서 여자랑 놀아보진 못했지만 ㅠㅠ

그래도 즐거웠어요

정말로

내가 만약에 공무원 시험을 다시 쳐야 하는데도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망설임없이 돌아갈 정도로 그때가 그리워요.

군대를 다시 간다고 해도? 그건 좀......고민을 해봐야겠지만

취업 전에 학교로 몇번 돌아가봤었는데

많이 변했더라고요

학식당, 분식당 리모델링도 정말 잘되어있었고

도서관 복사실도 사라지고 기계로 다 바뀌고...

무엇보다 학교 같이 다니던 친구들이 없는게 너무 슬펐어요

아니 친구가 아니라 싫어하는 애 조차도 없다는게 너무 슬펐어요

다 모르는 사람들 뿐이고

가끔 보이는 대학원선배들, 친한 교수님들이 너무 반가웠어요.

하지만 이제 이런 미련을 접어두고, 학교생활을 마무리할 때가 온거같아요.

복학 후에 수강지도상담 서류를 작성하는데

전공 필요학점 0, MSC 필요학점 0, ... , 총 필요학점 0인걸 보니... 참 마음이 그렇더라고요

이제 졸업이구나...

친구들끼리 우스갯소리로,

시험기간에 공부안하면 "너 그러다 20학번 본다"라고 장난으로 얘기하곤 했는데

내가 볼줄은 몰랐네요

나중에 시험은 직접 치러 가야하는데

그때 그 활기찬 대학교 분위기를 느끼는 것을 마지막으로

저는 더이상 그런 분위기는 느낄 수 없겠지요.........

20학번 새내기분들

우리학교 좋아요

취업도 다들 잘하고 (제 친구들도 다들 좋은 기업에 취직해서 돈 잘 벌고 잘 살고 있습니다. 서울을 포함한 전국 각지에서요.)

교수님들도 다들 멋지신 분들이고요.

내가 촌동네에 있다는걸 잊게 만들어줄 친구들, 동아리들도 충분히 많아요.

우리학교를 나쁘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아직 활발하게 학교생활 하시는 분들.

학교생활이 힘들고, 촌구석이라 재미도 없을 수 있겠지만

저는 그런 상황에서도 즐거웠던 거 같아요.

공부 좀 못해도 되요. 제발 후회없는 학교생활하셔서

좋은 추억 만들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즐거운 학교생활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