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심해지는 우울감과 나의 이야기

익명_64247319 익명 2018.11.02 조회 수 157 추천 수 9

요즘따라 이전에는 없던 우울감이 많이 찾아오네요.

 

익명성과 새벽 감성을 빌려 요즘 느끼는 감정들과 제 이야기를 일기 쓰듯이 써보고자 합니다.

 

그래야 조금 맘이 편할 것 같아서요.

 

근데 미리 언급하고 싶은게 있어요.

 

 

"아직 괜찮습니다.

 

저는 절대 극단적인 행동을 할 용기도 없습니다.

 

그리고 아직 함께하고픈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분들이 저를 떠나지 않는 한 어떻게든 살아나갈거에요"

 

네 아마두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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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45만명의 구독자를 가진 페이스북 페이지 '리뷰왕 김리뷰'의 자살시도 소식을 들었다.

 

오래 전부터 포스팅을 지켜봐왔고, 우울증을 표현하는 글도 많이 봤다.

 

그렇기에 그의 소식은 그리 놀라운 게 아니였다.

 

 

예전에는 이런 소식을 접하면 '안타깝다' '불쌍하다' 라는 생각을 하였다면

 

요즘은 '우울'이라는 감정에 어느 정도의 공감을 하고

 

그 사람의 극단적인 결정을 이해하게 된다.

 

 

놀랐다.

 

우울감을 보고 느끼는 감각에 대한 나의 변화에 대해 놀랐다.

 

그 놀라움과 함께 다가온 작은 우울감 속에서 이 이야기를 쓰기로 다짐했다.

 

 

 

....

 

 

 

행복하고 우울하다.

 

나는 자존감이 높으면서도 낮다.

 

아니, 높은 척을 하지만 낮은 것이다.

 

언제나 행복하지만

 

언제나 우울하다.

 

누구보다도 잘 살고자 하는 의지가 있지만

 

누구보다도 지금 생을 포기하고 다른 생을 선택하고 싶다.

 

내가 죽으면 슬퍼할 사람이 많지만

 

곁에서 고민과 감정을 함께 나눌 사람은 적다.

 

결국은 '행복과 우울'

 

언제나 모순되는 두 감정이 함께 심화되어 나를 뒤흔든다.

 

 

....

 

 

 

따돌림과 변화

 

나는 고등학교 때 따돌림을 당했다.

 

특히, 학급 안에서 서열화가 되어 있는 남고였기에 더더욱.

 

 

당시 나를 표현해보자면

 

첫째, 못 생겼다.

 

둘째, 운동을 잘 하지 못했다.

 

셋째, 너무 착했다. 화도 못 냈다.

 

넷째, 힘이 약했다.

 

다섯째, 말이 어눌하고 의사표현을 잘 못했다.

 

여섯째, 눈물이 많았다.

 

일곱째, 눈치가 없다.

 

여덟째, 분위기 파악을 못한다.

 

아홉째, 공부도 못했다.

 

 

사실 뭐, 모든걸 갖췄다.

 

흔히 학교폭력 사례에서 볼 수 있는

 

온갖 신박한 괴롭힘을 경험했다.

 

학교 생활은 지옥이었고, 쉬는 시간은 도피 시간이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정신적으로 남들과는 조금 다르게 성장해왔다.

 

고등학생 때부터 약육강식의 세계를 온몸으로 느꼈다.

 

달라지지 않는 환경으로부터 나를 보호할 필요성을 깨닫고

 

나를 변화시키기로 결심했다.

 

정말 노력했다.

 

 

학급이 바뀌고, 나도 조금은 바뀌었다.

 

여전히 서열은 낮았다.

 

하지만 단짝 친구도 생겼고, 함께 축구하는 무리에도 끼었다.

 

물론 그 안에서도 욕받이 신세이긴 했지만 말이다.

 

적어도 학교 생활이 지옥 같지는 않게 되었다.

 

 

자연스레 같이 다니던 친구들을 따라 야간자율학습에도 참여하고

 

뒤늦게 공부를 시작하여 여기에 왔다.

 

 

여전히 못생겼지만 다들 첫인상이 좋단다.

 

여전히 운동을 못하지만 축구는 좋아한다.

 

여전히 말은 어눌하지만 내 의사표현은 확실히 한다.

 

여전히 욕을 먹지만 친구들은 많다.

 

여전히 공부는 못하지만 낙오되지 않을 만큼은 한다.

 

뭐... 그렇다.

 

 

 

....

 

 

 

 

그러나 바꿀 수 없는 것

 

많이 바뀌었다.

 

하지만 별로 안 바뀌었다.

 

선천적인지 후천적인지는 모르겠지만

 

X따스러운 분위기와 행동은 크게 고쳐지지 않더라.

 

 

잘 만들어지지 않은 외모는 어쩔 수 없고

 

분위기 파악 못 하고 눈치도 없는 건 여전하며

 

유머감각은 X도 없고

 

어벙하게 행동하는 건 도저히 안 바뀌더라.

 

 

정말 바꾸고 싶다.

 

근데 안 바뀌어 진다.

 

당장 이번 인생 손절하고 다른 몸뚱아리로 태어나고 싶다.

 

이런 부분에서 나는 절망감을 많이 느낀다.

 

 

모르겠다 나도.

 

 

그럼에도 나를 좋아해주시는 부모님, 친구들, 선후배님들, 그 외 밖에서 인연을 맺은 모든 분들께

 

말로 설명하기 힘든 감사함을 느낀다. 정말 고맙습니다.

 

 

..........

 

 

 

 

 

점점 감정이 메말라 가는 듯 하다.

 

싸이코패스가 되어가는 건 아니다.

 

애완동물도 사랑으로 키워본 경험이 있고

 

아직도 강아지와 고양이를 길에서 보면 챙겨주고도 싶고 귀여워 죽을 지경이다.

 

물론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에게서 분노를 느낀다.

 

다만 눈물이 메말라가고 슬픔이 없어지는 느낌이다.

 

 

울어본 기억이 까마득하다.

 

아니, 아예 기억이 안난다.

 

정말 울고 싶은 적도 많았고, 마음 속으로는 울고 있는데

 

눈물이 나오지를 않더라.

 

심지어 요즘 소원 중 하나가 시원하게 울어보는 것이다.

 

근데, 안된다.

 

 

친할아버지, 외할아버지는 태어날 때 부터 안 계셨고

 

친할머니와 외할머니께서는 최근 2년사이에 돌아가셨다.

 

근데, 울음이 안 나왔다.

 

아니 심지어 슬픈 감정이 없었고 너무 무덤덤했다.

 

얼마나 더 충격적이고 슬픈 소식을 접해야 울음을 터뜨릴지는 잘 모르겠다.

 

 

최근에도 마음처럼 안되는 일이 많아 너무 힘들었다.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을 만큼 힘들었다.

 

불면증이 와서 밤새도록 잠에 들지 못했다.

 

실컷 울고 털어내고 싶었지만, 나는 울지 못했다.

 

 

울음이라는 것이 영혼을 얼마나 맑게 해줄 수 있는 행위인가를 느끼고 있다.

 

울고 싶다. 정말로.

 

 

........

 

 

말하지 못할 비밀

 

외롭다.

 

사랑할 줄 알지만, 사랑할 수 없다.

 

사랑이 무엇인 줄 알지만, 할 수가 없다.

 

 

 

익명의 공간에서도 이야기할 수 없는 비밀이 있다.

 

아마 죽을 때가 되어서야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아니 어쩌면 내 몸과 함께 땅에 묻혀지는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사랑한다. 사랑하고 싶다.

 

뭐가 맞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주변에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지만

 

외롭다. 그냥 외롭다.

 

 

 

사랑하고 싶다.

 

하지만, 이번 생은 사랑은 포기하게 되었다.

 

사랑한다. 사랑했다. 사랑하고 싶다.

 

사랑하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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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각 AM 5:00

 

무척 졸려서 쓰려 했던 이야기도 갑자기 생각이 안나네요.

 

분명 이야기 하고픈 게 더 많았는데 말이죠..ㅠ

 

 

갑자기 우울감이 터져서

 

글쓰기 시작한지 4시간이 넘었네요 ㅎ

 

두서 없고 솜씨 없는 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만 자러갑니다 뿅

 



 

6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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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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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우울했었고 막 그리 잘난건아니지만 ㅋㅋ 조언해주자면 절대로 감정선을 타면 안된다는거에요 감정선을 타면 탈수록 나를 갉아먹는게 싫어서 요샌 그냥 산은 산이오 물은 물이다 모드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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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세요. 그리고 100명중 50명이 아니라 2명이라도 인연만 되면 이어지는거 아니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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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그걸 이겨낼 수 있는 날이 올거에요. 어떤 아주 작은 사소한 계기로부터 그 변화는 시작될거에요. 그리고 그변화를 통해 당신이 일어서고 스스로 걸을 수 있게되면 당신은 그 누구보다 강한 사람이 되어있을거에요. 지금의 슬픔과 고통은 현재를 아프게 하지만 미래에서는 그 슬픔과 고통이 아팠던만큼 더 강하게 해줍니다.

윗분은 감정선을 타지 말라고 했지만 저같은경우는 우울해지지말아야지라고 하면 우울해지면 안된다는 강박감에 사로잡히더라구요. 마치 우울해지면 그 감정이 제 잘못처럼 느껴져서 나 왜 우울해하고있지...?? 하고 더 슬퍼하구요. 차라리 우울할땐 마음껏 우울하세요.

당신이 우울하더라도 그건 당신잘못이 아니며 그 감정이 틀렸다거나 이상한건 아닙니다.

 

우울할땐 그냥 우울하다고 인정하고 울어도 보고 화도 내보고 하고싶은대로 다 분출해보세요. 괜찮아요 전부다.

우울할때마다 금오사이에 글을 쓰는것도 좋어요. 실제로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면 우울감이 완화된다는 그런 논문자료도 있어요. 아마 이번에 글을 올리면서도 조금은 풀리는 기분이 들으셨을 거에요.

 

우리가 언제나 곁에서 지켜봐줄테니까 걱정말아요. 힘들면 또 찾아와요 다시 곁에 다가가 토닥여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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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게시판이라지만 자신의 우울감을 공개된 인터넷 공간에 적는 것도 글쓴이의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노력으로 바뀐 것이 많듯이,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우리이기에 느리더라도 천천히 변화하는 자신을 응원해주세요

나의 제일 큰 편은 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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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글쓴이가 진심으로 사랑해 줄 수 있고 글쓴이를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상대를 만난다면 어느정도는 해결 될 것 같은 문제인듯합니다.

본인이 못생겼다고 연애를 포기하지마세요. 저같이 생긴사람도 만나봤는걸요ㅎ.

그사람때문에 못 겪어봤던 행복,우울,기쁨,좌절 다 겪어보면 뭔가 감정에게 스스로가 먹히지 않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는거 같아요.

 

지금은 커플이 싫어요.

 

너무 힘내지 마시고 쉬어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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