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까지 41일 남은 오늘의 괴담

익사체를 만나다

어머니가 외할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라고 한다.

외할머니 집안은 대대로 어부 일을 해서, 여러대의 배를 부리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외할아버지는 거기서 일을 하다가 할머니와 눈이 맞아 결혼한 것이었다.

할아버지가 젊었을 무렵,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고기잡이를 하고 있을 때였다.

갑작스레 익사체가 떠내려와 배와 부딪혔다고 한다.

사고인지, 자살인지 여하간 알 수는 없지만, 끔찍한 모습을 한 채 파도를 따라 위아래로 흔들리고 있었다.

하지만 배가 아무리 자리를 옮겨도, 사체는 계속 배를 따라왔다.

2차 대전이 있기 전이었으니 당연히 배에는 모터도 없고, 노로 사체를 계속 밀어내 봤지만 곧 다시 다가온다.

그렇다고 그걸 끌어올리자니, 작은 고깃배라 끌어올리다보면 배가 뒤집힌다.

사체를 끌고 돌아가려해도 생업인 고기잡이를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 때, 할아버지의 뇌리에 과거부터 내려오던 전설이 떠올랐다고 한다.

그 내용이란, 이러한 상황에 처했을 때 익사체를 대하는 법에 관한 것이었다.

두 손을 모으고, [미안하지만 지금은 고기를 잡아야 하니 조금 떨어져 있어주게나. 그 대신 자네를 무슨 일이 있어도 육지로 데려다주겠네.] 라고 부탁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익사체는 어느새인가 파도 속으로 모습을 숨기고, 약간 떨어진 곳에서 떠 있는다고 한다.

그 후 고기잡이가 끝나 돌아갈 때에는, [고기잡이가 끝났어. 이제부터 돌아갈거네. 제대로 잘 붙어서 따라오게나.] 라고 말하고 돌아가는 것이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익사체는 적당한 거리를 두고 배를 따라 항구까지 떠내려온다는 것이다.

할아버지가 이 이야기를 하며, [인간이라는 건 말이다. 아무리 그래도 바다에서 죽고 싶지는 않은 법인게야.] 라고 말하셨다.

설령 무슨 일이 있어도, 죽은 후에는 땅에 편하게 묻히고 싶은 게 인간의 본성이라는 것이었다.

 

 



 

0개의 댓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2023 대동제] 2023 대동제 축제 후기 이벤트!! profile 금오사이 2023.05.19 2371 0
공지 [종료된 이벤트] 🌸🌸🌸 2023 벚꽃 이벤트 당첨자 발표🌸🌸🌸 profile 금오사이 2023.04.08 2191 3
공지 2022 대동제 축제 후기 이벤트 당첨자 발표 profile 금오사이 2022.09.20 4556 0
공지 2022-2 개강 이벤트 종료 profile 커뮤니티운영팀 2022.09.20 3263 0
공지 금오위키 관련 공지 profile 금오사이 2022.09.19 2423 3
공지 "의좋은 형제 & 의상한 형제를 찾습니다!" 당첨자 발표 1 profile 커뮤니티운영팀 2021.05.28 4223 3
공지 금오사이 수강후기 당첨자 발표입니다! 9 profile 금오사이 2020.07.20 4471 5
공지 비방/욕설/음란 등 게시판 정책에 위반되는 글을 삭제 될 수 있습니다. profile 금오사이 2018.05.24 4655 3
19024 불매운동..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68 익명_46338628 2019.07.20 1235 6
19023 [질문] 화학 과제 하신분??ㅠㅠ 48 기운이 난 까마귀 2020.03.11 1592 0
19022 여러분들 닉네임 뜻이 뭐에요? 44 profile 유규 2019.05.07 676 0
19021 심심하니까 전자과 질문받는다 43 붕붕 2019.02.24 2573 1
19020 푸름2동 2층화장실 쓰레기통에 라면용기버리는놈 42 시간이 부족한 까마귀 2020.12.13 1750 0
19019 전자 여학우 요즘도 군기잡음? 38 익명_29368075 2019.03.02 1001 3
19018 기숙사 질문드리며 인사 오지게 박겠읍니다 38 ㅇㅇ 2018.12.13 735 1
19017 다들 수능성적이 어느정도인가요?? 37 수능 2019.02.16 1354 0
19016 글 중에 코골이 죽이고 싶다고해서 한번 적어봅니다. 37 익명_57308555 2018.10.25 10063 4
19015 금오공대 어떤가요 35 쾌활한 까마귀 2020.12.03 3362 0
19014 진짜 오름1동 너무 살기싫다 ㅋㅋ 35 profile 리르 2020.08.05 1570 0
19013 우리 학교 융통성에 대해 35 하.. 2019.02.08 1709 1
19012 중간공부 힘들어서 잠시 들렀어여 마이 홈그라운드 34 말이 많은 까마귀 2021.04.15 1579 0
19011 대학 34 졸고있는 까마귀 2020.09.26 1482 0
19010 심심해요.. 34 외로움을 못견디는 까마귀 2020.07.28 1031 0
19009 우리도 호칭 정했음 좋겠다!! 34 profile 유규 2018.11.26 391 0
19008 안자는사람 33 연구실에 갇힌 까마귀 2020.03.04 1518 0
19007 학교 고양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33 거만한 까마귀 2020.02.20 2150 4
19006 화소융 여학우 똥군기 33 익명_63496501 2019.03.03 842 1
19005 대학생 한달 용돈 33 ㅎㅅㅎ 2019.01.14 2173 2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