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까지 17일 남은 오늘의 괴담

사진부

소년은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평소 사진 찍는 걸 좋아해서 입학하자마자 사진부에 가입했다.

사진부는 활동이 활발했는데,

3학년들은 활동이 거의 드물고 1,2학년이 중심이었다.

대학입시 명문으로 유명한 곳이라,

3학년은 입시 때문에 활동을 못 하는 거라 생각했다.

2학년 선배들은 모두 상냥하고 친절하게 가르쳐줘서

소년의 실력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특히 A선배는 신경을 많이 써주었는데,

출사에 자주 데려가서 소년에게 많은 걸 알려주었다.

형제가 없던 소년에겐 친형과 같은 느낌이었다.

어느 날, A선배가 사진대회에 응모한 작품이 우수상으로 선정되었다.

소년은 자신의 일처럼 기뻤고 자랑으로 생각했다.

선배도 기뻐했는데, 이상하게도 상을 받고 나서부터는 사진부에 오는 게 뜸해졌다.

사진을 굉장히 좋아하는 선배였기에 소년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선배가 오랜만에 사진부에 얼굴을 내밀었다.

소년은 굉장히 반가웠지만 선배의 손에는 퇴부 신청서가 있었다.

"선배 무슨 일 있는 건가요? 이제 사진 그만 두시는 건가요?"

선배는 슬픈 눈으로 소년을 쳐다보며 말했다.

"너도 나중에 알게 될 거야……."

그 말과 함께 선배는 사진부를 나섰다.

소년은 선배가 수상이라는 나름대로의 결과를 얻었기에 수험공부를 일찍 시작한다고 생각했다.

친한 선배가 나갔지만, 소년은 매일 사진을 찍어 점점 능숙해졌다.

일 년 후에는 여러 사진대회에서 입상도 하였다.

어느 날, 평소처럼 소년은 암실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사진대회에 응모할 작품이었는데,

사진 속, 창문에 노란 우산을 쓴 여자아이가 보였다.

"이런, 사진이 엉망이잖아."

소년은 사진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다음 날, 소년은 거리에서 사진을 찍었다.

암실에서 사진을 현상하고 있는데, 빌딩 사이로 보이는 노란 우산에 시선이 멈췄다.

비가 오는 것도 아닌데, 노란 우산이 매우 눈에 띄었다.

다음에는 공원 호수에서 사진을 찍었다.

암실에서 보니 호수에 있는 보트에 노란 우산을 쓴 소녀가 이쪽을 향해 앉아 있었다.

소년은 등골이 오싹하는 기분을 느꼈고,

서둘러 다른 사진을 현상했다.

동네 공터, 오토바이, 공원, 모래사장 등등…….

소년이 찍은 모든 사진의 한쪽 구석에서는 노란 우산을 쓴 그 소녀가 계속 보였다.

소년은 갑자기 생각난 게 있어서 A선배가 찍은 마지막 앨범을 펼쳤다.

짐작대로 사진에는 노란 우산을 쓴 소녀가 있었다.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이쪽을 보고 있었다.

그제야 선배들이 사진에 능숙해질 무렵에 사진부를 그만 두는 이유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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