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까지 37일 남은 오늘의 괴담

우리 부모님이 결혼하셨을 때, 아빠는 엄마에게 정말 아름다운 바카라 샹들리에를 사주었다. 1톤에 육박하는 그 샹들리에는 2단 계단 길이만큼 길게 걸려 있었다. 그 샹들리에가 너무나 컸기에 아빠는 그 크기를 감당할 수 있는 집을 미친 듯이 찾았고, 마침내 웨일스 시골 지역에 있는 아주 오래된 대궐 같은 집을 찾아냈다. 그 집은 6층이나 되는 높이에 집 중앙에는 유리 천장을 가진 나선형의 아트리움을 가지고 있었다. 계단은 둥글게 벽을 둘러싸 그 거대한 샹들리에를 가장 중앙에 둘 수 있었다.

내가 기억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기억은 폭포같이 쏟아지는 듯한 그 샹들리에의 크리스털 아래에 누워 해를 받아 프리즘처럼 반짝이며 살아있는 무지개를 만들어내는 광경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다. 그런 나를 보며 엄마는 미소를 지으며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아빠에게 킥킥거리곤 했다. 내가 로맨틱하다고, 꿈꾸는 아이라고 엄마는 말하곤 했다. 아빠는 마치 다 안다는 듯한 표정으로 웃었지만 절대 내 쪽을 바라보지는 않았다. 아빠는 언제나 엄마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아, 적어도 동생 조지가 태어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꿈이나 꾸는 애가 아니었다. 나는 숨결마다 수면과 사투를 벌였다. 잘 바에는 내 저녁 시간에 깨끗한 밤하늘을 수놓으며 반짝이는 그 별들을 바라보고 싶었다. 달빛이 그 장대한 아트리움 위로 비칠 때면 그것은 언제나 샹들리에를 통해 수백만 가지로 반짝이며 빛을 내는 작은 별로 바뀌곤 했다. 그 샹들리에는 집에 바람 한 점 불지 않아도 언제나 부드럽게, 부드럽게 흔들리며 짤랑대듯 활기찬 하늘의 춤을 벽에 수놓았고, 그것이 만들어내는 음악을 거의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곤 나도 함께 따라 춤을 추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낮잠을 자던 중 날카로운 철제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난간에 도착하자마자 샹들리에를 지지하고 있던 금속이 두 조각으로 쪼개지는 모습이 보였다. 샹들리에는 6층 높이에서부터 아주 맹렬하게 3층으로 떨어지더니 마지막으로 지탱하고 있던 굵은 나일론 줄에 의해 갑작스럽게 멈추었다. 동생 조지가 그 아래에서 기차 장난감 세트를 가지고 놀고 있는 모습을 보고 동생을 향해 소리쳤다. 조지가 나를 바라보았고, 잠시 뒤 샹들리에를 붙들고 있던 나일론 밧줄이 끊어지면서 동생이 내 시야에서 영영 사라지고 말았다. 그렇게 샹들리에는 5층을 다 부수고 내려가 조지를 구하려 몸을 던진 엄마가 있던 1층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아빠는 그저 닫힌 문 뒤로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둘의 죽음이 있고 일주일 후, 아빠는 샹들리에를 고쳐 다시 매달아 두었다. 그것은 언제나 엄마의 것이었고 아빠는 엄마를 깊이 사랑했으니까. 어쩌면 걸린 샹들리에를 바라보며 엄마를 기리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내가 그 샹들리에를 너무도 좋아해서 다시 걸어둔 것으로 생각하는 편이 더 좋았다.

하지만 샹들리에는 이전과 같지 않았다. 그것이 지니던 부드러운 소리는 이제 죽음처럼 완전히 뻣뻣한 것으로 교체되어 있었다. 샹들리에가 뿜어내는 무지개는 흐릿했고, 색깔이 거의 없어진 탓에 한때는 밤마다 벽을 수놓았던 춤 추던 별들은 보이지 않았고, 나선형의 아트리움은 마치 칠흑의 중심부처럼 어둡기만 했다.

나는 여전히 밤이고 낮이고 그 바닥에 누워 샹들리에를 바라보며 언젠가 다시 그 아름다운 마법이 되살아나기를 기다린다. 가끔은 거의 비슷한 그 활발한 색깔과 반짝이는 별빛이 보이곤 한다. 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날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가끔 베일을 뚫고 훔쳐보는 악몽보다 더 나은 것은 없다. 잔혹하고도 초대받지 않은 그것. 가끔 나는 가슴에 시림과 배고픔, 그리고 고통을 느끼곤 한다. 가끔 어두운 밤과 희미한 날들이 이해가 된다. 가끔은 샹들리에 그 본연의 모습을 보곤 한다.

왜냐하면 가끔 그날 아빠가 아트리움에 다시 단 것은 바카라가 아니었으니까. 그건 아빠 자신이었다.

https://m.blog.naver.com/iamsuekim/221453014833




 

1개의 댓글

Profile
koreaxp 비회원
2019.11.14

40일에서 왜케 안줄어드는거 같지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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