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까지 44일 남은 오늘의 괴담

카나리아의 노래

짹짹

축축한 동굴의 벽에 울려퍼지는 카나리아의 울음소리가 우리들을 더욱 깊은 어둠으로 이끌었다.

우리는 둥굴내 안정등의 부근을 오래전에 떠나, 구멍뚫린 동굴과 울퉁불퉁한 진흙투성이의 바닥을 랜턴 불빛에만 의존한채로 길을 찾고 있었다.

도대체 우리는 또다른 어디로 가야되는거지?

지진이 우리의 유일한 출구를 없애버렸다.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가만히 남아 굶주려 죽을 위험을 감수하던지, 아니면 자유의 희망을 갖고 산의 자연동굴을 따라 나아가는것이었다.

그리하여 경험이 풍부한 광부인 칼슨이 우리를 앞에서 이끌기 시작했다.

미지의 공포가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지만, 난 우리가 괜찮을거란걸 알고 있었다.

카나리아가 계속 노래를 불러준다면, 우리는 괜찮을것이다.

짹짹

우리가 나아갈수록 천장은 손가락 모양의 종유석은 점점 우리에게 가까이 들이대면서 우리를 잠식해갔다.

난 내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앞을 바라보았다.

어둠.

짹짹

우리는 한 모금의 신선한 공기도 없이 몇시간동안 걸었다.

난 내가 점점 지쳐가는것을 느꼈지만, 내 걸음을 늦춰지는걸 허락하지 않았다.

우리 팀이 계속 걷을수 있다면, 나도 계속 걸을것이다.

발을 끄는 소리, 카나리아의 선율, 그리고 물이 떨어지는 소리만이 이 어둑한 동굴안에서 들리는 전부였다.

쓸데없는 잡담에 우리는 소중한 산소를 낭비하지 않을것이다.

짹짹

우리가 점점 들어갈수록, 통로는 점점 좁아졌다.

내 머리는 허기와 목마름에 빙빙돌기 시작했다.

난 게워내야했지만, 내 자신이 그렇게 하는것을 허락할수 없었다.

이런 작은 공간에선, 남은 여정동안 냄새가 오래남을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카나리아 소리는 희망의 신호였다.

이것은 터널끝의 빛이자 다음 기간의 여정은 안전할것이라는 약속이었다.

이 소리가 나와 광부동료들이 공포에 사로잡히는걸 막아주었다.

카나리아만이 계속 노래를 불러준다면, 우리는 괜찮을것이다.

짹짹

난 내 집위에 파란 하늘을 상상하면서 눈을 감은채로 멜로디에 집중하려고 했다.

난 내 사랑하는 딸의 팔에 안긴채, 말뚝 울타리에 앉아있는 새를 바라보며 보냈던 날들을 생각했다.

그리고 난 발을 헛디뎠다.

난 동굴로 돌아와있었다.

비참한 땀과 먼지 덩어리로 돌아와있었다.

아마도 난 다른 사람들과 좀 거리를 두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줄 뒷부분 근처의 나의 자리가 나를 짓누르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아마도 난 출구에 가까워졌다고 느껴야 할지도 모르겠다.

난 행렬을 밀쳐 지나갔고, 앞으로 가까워질수록 내 머리는 더욱 더 빙빙 돌기 시작했다.

짹짹

난 그 광경을 보고 가슴이 철렁 가라앉는 기분을 느꼈다.

카나리아가 생기가 없는채로 새장안에 누워있는 모습.

칼슨은 부어오르고 지친 얼굴을 나에게로 향했다.

그는 천천히 때투성이의 검지 손가락을 그의 입술에 갖다대고, 조용히 나에게 쉿 하라고 하였다.

그는 다시 앞을 바라보았고, 그의 입술을 O모양으로 만들고 소리를 내었다.

짹짹

난 그때 우리가 살아나갈수 없을거란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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