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까지 38일 남은 오늘의 괴담

우리 프로그램을 찾은 대부분이 경찰 업무에 대한 환상을 품고 왔다. 술을 들이붓는 범죄의 수괴와 벌이는 엄청난 심리전을 꿈꾸며 오는 이들이 많다. 그 외에는 뚝배기 깨는 걸 즐기는 고등학교 일진이 대다수였고.

이들은 검시관으로서 내 직업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시신이란 단서였고, 배를 갈라 확인한 뒤 옆으로 치워버리는 존재였다.

하지만 베서니는 달랐다. 그녀는 사체를 생전 모습 그대로, 그들이 받았던 존중을 그대로 표현했다. 작업하면서 최근 일어난 사건을 알려주기도 하고, 고인들 덕분에 자신이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다는 것을 속삭이곤 했다. 일부 학생들은 그런 베서니를 꺼렸지만, 내게는 그 모습이 아주 사랑스러웠다. 게다가 자기가 맡은 일이 정확히 파악하는 태도란. 어떤 도구를 사용하는지, 장기를 손상 없이 꺼내는 법이라든지, 입술을 꿰매는 방법 등.

그녀가 장의사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도 그리 놀라지 않았다. 베서니는 제 아버지와 함께 시골에 살며 아버지를 도와 시신을 닦고 꾸며주었다고 한다. 게다가 그녀의 아버지는 일종의 공무원인 셈이었단다. 베서니 말에 따르면, 주변 마을을 통틀어 유일한 장의사였기에 연고 없는 사망자를 대신 치장하고, 조문객이 있건 없건 공개 장례식을 무료로 치러주었다고 한다.

실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그를 꼭 만나보고 싶었다.

베서니가 항상 던지는 지독한 농담을 그녀의 아버지로부터 받은 게 아닐까 궁금했다. 절망으로 뒤덮일 수 있는 상황을 한결 낫게 만드는 중요한 도구인 농담을.

오늘 주제는 사체 부패와 더불어 사후에 몸이 일으키는 기이한 작용에 대한 것이었다.

관내 분만과 사후발기는 이미 다룬 주제였다(궁금하다면 직접 인터넷으로 검색해보시길). 그래서 이번에는 더 가벼운 주제를 다뤄보고자 했다.

"시신에 가스가 찰 수 있는데요, 그럴 경우에 어딘가로 가스가 빠져나와야겠죠?" 나는 학생들의 극적인 반응을 기대하며 잠시 말을 멈췄다, "까놓고 말하자면, 시신도 방귀를 뀝니다."

학생들의 웃음이 터져 나오자, 방을 맴돌던 긴장이 일부 해소되는 것 같았다.

베서니가 손을 들더니 말했다, "다른 곳으로 나오기도 하죠. 성대를 거쳐 입으로 나오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가끔 시신이 신음하는 것처럼 들려요."

사실이었다. 가끔 신음하는 듯한 시신이 있었고, 언제나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오기 때문에 사람을 질겁하게 만드는 현상이었다.

그런데 베서니의 말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그리고 가끔은요," 그녀가 말을 이었다, "비명처럼 들릴 때도 있어요."

비명이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 사람이 비명을 지르면 성대가 꽉 조인다. 그러려면 뇌에서 보내는 전기 자극이 필요한데. 시신은 뇌사 상태다.

"베서니, 적당히 해. 얘들 전부 바보들이라서 네 농담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고."

모두가 웃었다.

"누가 농담한대요?" 베서니가 무표정하게 되물었다.

나는 미소지으며 재빨리 재치 있는 답변을 떠올렸다.

하지만 곧이어 나온 베서니의 말에는 웃음기가 전혀 없었다, "제가 아버지를 도와 지하실에서 작업할 때 항상 있었던 일인걸요."

https://m.blog.naver.com/iamsuekim/221541313068




 

0개의 댓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2023 대동제] 2023 대동제 축제 후기 이벤트!! profile 금오사이 2023.05.19 2491 0
공지 [종료된 이벤트] 🌸🌸🌸 2023 벚꽃 이벤트 당첨자 발표🌸🌸🌸 profile 금오사이 2023.04.08 2264 3
공지 2022 대동제 축제 후기 이벤트 당첨자 발표 profile 금오사이 2022.09.20 4637 0
공지 2022-2 개강 이벤트 종료 profile 커뮤니티운영팀 2022.09.20 3337 0
공지 금오위키 관련 공지 profile 금오사이 2022.09.19 2500 3
공지 "의좋은 형제 & 의상한 형제를 찾습니다!" 당첨자 발표 1 profile 커뮤니티운영팀 2021.05.28 4297 3
공지 금오사이 수강후기 당첨자 발표입니다! 9 profile 금오사이 2020.07.20 4545 5
공지 비방/욕설/음란 등 게시판 정책에 위반되는 글을 삭제 될 수 있습니다. profile 금오사이 2018.05.24 4754 3
18266 [정보] 2018학년도 2학기 기말고사 기간 연장운영 모음 2 profile 포푸코 2018.12.07 123 4
18265 어-이 금공친구들 79.25면 컴공 되는가? 11 글쓴이 2018.12.06 360 4
18264 수만휘같은 곳에 금오사이 소식 알려 주실 분 계신가요?? profile Horizen 2018.12.05 195 4
18263 깨룽이아룽이 5 profile Horizen 2018.12.04 105 4
18262 정치 게시판 필요 없어 4 익명_05816605 2018.12.02 169 4
18261 너무 힘드니까 진짜 죽어버리고싶다는 생각도 든다 4 익명_55560345 2018.11.28 128 4
18260 금오공대 마스코트가 하나 더 있다해서 찾아봤는데... 10 겟커쓰 2018.11.26 504 4
18259 혹시 이번학기 금공 가이드북 만드는데 참여하실 분 있나요? 9 겟커쓰 2018.11.24 197 4
18258 [소식] 이번달 학생식당 Special food day 메뉴 나왔네요! 3 자연인 2018.11.23 194 4
18257 디관 주변에 도를 믿습니다가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2 겟커쓰 2018.11.22 152 4
18256 [분실물] 토끼 지갑 보신 분 profile ㅇㄹ 2018.11.22 102 4
18255 메갈있냐? 9 profile 어이없으면욕하는거위 2018.11.21 551 4
18254 [소식] 태양농구회 게시판이 추가되었습니다! 3 profile 금오사이 2018.11.20 148 4
18253 이거보고 안 서면 비정상 5 싸구려커피 2018.11.19 270 4
18252 어차피 이래봐야 학생들 아무말도 안함 5 슥슉 2018.11.19 308 4
18251 신입생분들은 일찍 잠에 드는게 이롭습니다 4 그으으으익 2018.11.16 248 4
18250 형님들 수능 잘 보고 오겠습니다 8 ㅇㅇ 2018.11.14 253 4
18249 경로당에 몰래 들어간 전과자 3 profile 또치 2018.11.08 195 4
18248 [정보] 105가지 stl알고리즘 1시간만에 정리해주는 영상 4 정상인 2018.11.08 132 4
18247 [정보] 겨울계절수업 공지가 떴습니다 2 profile 포푸코 2018.11.05 152 4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