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프로그램을 찾은 대부분이 경찰 업무에 대한 환상을 품고 왔다. 술을 들이붓는 범죄의 수괴와 벌이는 엄청난 심리전을 꿈꾸며 오는 이들이 많다. 그 외에는 뚝배기 깨는 걸 즐기는 고등학교 일진이 대다수였고.
이들은 검시관으로서 내 직업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시신이란 단서였고, 배를 갈라 확인한 뒤 옆으로 치워버리는 존재였다.
하지만 베서니는 달랐다. 그녀는 사체를 생전 모습 그대로, 그들이 받았던 존중을 그대로 표현했다. 작업하면서 최근 일어난 사건을 알려주기도 하고, 고인들 덕분에 자신이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다는 것을 속삭이곤 했다. 일부 학생들은 그런 베서니를 꺼렸지만, 내게는 그 모습이 아주 사랑스러웠다. 게다가 자기가 맡은 일이 정확히 파악하는 태도란. 어떤 도구를 사용하는지, 장기를 손상 없이 꺼내는 법이라든지, 입술을 꿰매는 방법 등.
그녀가 장의사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도 그리 놀라지 않았다. 베서니는 제 아버지와 함께 시골에 살며 아버지를 도와 시신을 닦고 꾸며주었다고 한다. 게다가 그녀의 아버지는 일종의 공무원인 셈이었단다. 베서니 말에 따르면, 주변 마을을 통틀어 유일한 장의사였기에 연고 없는 사망자를 대신 치장하고, 조문객이 있건 없건 공개 장례식을 무료로 치러주었다고 한다.
실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그를 꼭 만나보고 싶었다.
베서니가 항상 던지는 지독한 농담을 그녀의 아버지로부터 받은 게 아닐까 궁금했다. 절망으로 뒤덮일 수 있는 상황을 한결 낫게 만드는 중요한 도구인 농담을.
오늘 주제는 사체 부패와 더불어 사후에 몸이 일으키는 기이한 작용에 대한 것이었다.
관내 분만과 사후발기는 이미 다룬 주제였다(궁금하다면 직접 인터넷으로 검색해보시길). 그래서 이번에는 더 가벼운 주제를 다뤄보고자 했다.
"시신에 가스가 찰 수 있는데요, 그럴 경우에 어딘가로 가스가 빠져나와야겠죠?" 나는 학생들의 극적인 반응을 기대하며 잠시 말을 멈췄다, "까놓고 말하자면, 시신도 방귀를 뀝니다."
학생들의 웃음이 터져 나오자, 방을 맴돌던 긴장이 일부 해소되는 것 같았다.
베서니가 손을 들더니 말했다, "다른 곳으로 나오기도 하죠. 성대를 거쳐 입으로 나오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가끔 시신이 신음하는 것처럼 들려요."
사실이었다. 가끔 신음하는 듯한 시신이 있었고, 언제나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오기 때문에 사람을 질겁하게 만드는 현상이었다.
그런데 베서니의 말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그리고 가끔은요," 그녀가 말을 이었다, "비명처럼 들릴 때도 있어요."
비명이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 사람이 비명을 지르면 성대가 꽉 조인다. 그러려면 뇌에서 보내는 전기 자극이 필요한데. 시신은 뇌사 상태다.
"베서니, 적당히 해. 얘들 전부 바보들이라서 네 농담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고."
모두가 웃었다.
"누가 농담한대요?" 베서니가 무표정하게 되물었다.
나는 미소지으며 재빨리 재치 있는 답변을 떠올렸다.
하지만 곧이어 나온 베서니의 말에는 웃음기가 전혀 없었다, "제가 아버지를 도와 지하실에서 작업할 때 항상 있었던 일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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