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보니 재밌어서 퍼온 글 이에요!
안녕. 몇년 째 개드립 눈팅만 하다가 8월에 고양이를 데려오며 이런 정보 공유글 써보고 싶어서 가입하고 몇달 대기탔다.
우선 난 자취한지 5년 가까이 되어가는 현직 디자이너다.
초반엔 '에이 내가 무슨 감히' 요런 마인드로 지내다가 이제 먹고살만해지니 약 1년 정도 진지하게 고양이를 키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난 고양이를 키우는 것을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결정 전까지 정말 고민을 많이 해보길 추천한다.
우선 친동생이 다묘가정이고 주변에 고양이를 키우는 지인들도 몇 있는데 그들을 보며 단점 기준으로만 깊게 고민했다.
나는 고양이 알러지가 있다. 과거에 알러지 검사를 해봤었는데 몇몇 알러지 반응 항목들이 나왔고 살면서 몰랐던 고양이 알러지도 함께 발견.
맥시멈은 몇단계인지 모르겠지만 가장 약한 1단계로 고양이 알러지가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고민했긴 한데 난 별 문제는 되지 않았다.
살면서 알러지 반응은 1번 겪어봤다. 고양이의 무엇에 반응한 것인진 모르겠지만
언젠가 동생이 시차를 두고 본가에 나보다 먼저 들렀다 나간 상황에 내 방에 들어갔는데 눈가가 붓고 재채기와 콧물을 유발했었지..
여튼, 내가 가장 많이 고민한건 털빠짐, 화장실 냄새, 이별의 슬픔 정도다.
내 성향은 아래와 같다.
1. 옷 졸라 많음
2. 화장품 졸라 많음
3. 인테리어 장식품 졸라 많음
4. 집에 뭔가 졸라 많음
5. 지저분한거 졸라 싫어함
1, 3번은 5번을 통해 잘 해소된다. 그냥 원래 하던 것처럼 청소를 잘 하면 된다.
2, 3, 4는 고양이 성격, 체형에 맡길 수 있다. 말썽쟁이 스타일이면 망할 것 같다. 우리 고양이는 잘 놀지만 조심스럽고 먼치킨이라 다리가 짧아서 행동 반경이 넓지 않다.
화장실 냄새에 대한 정보는 지금까지 겪고 주변을 본 바로는 아래를 공유할 수 있다.
1. 고양이 보호자가 게으름
- 고양이 키우는 집에 방문했는데 화장실 냄새가 고약하다면 내 생각에는 보호자가 너무 게으른 것.
화장실 관리 제때 해주면 특별한 이유 없이 그렇게까지 냄새나지 않는다. 본인은 그냥 거기 살고있어서 감각이 무뎌져 냄새가 고약한지 모름.
2. 사료와 화장실 궁합
- 이건 수많은 시도가 필요하다. 정말 다양한 사료와 화장실 궁합이 잘 맞으면 신기하게도 냄새가 훨씬 덜하게 되더라. 성공한 친구네 집을 봤다.
3. 다묘 가정에 화장실 갯수가 너무 적음
- 수의사님들이 화장실 수는 개체수 n기준 n+1개가 좋다는 것을 봤다. 고양이가 몇마리 되는데 화장실은 1~2개만 쓰는 집에선 냄새가 안 날 수가 없지 않겠나... 분명 그 아이들은 나중에 요로계 질환이 발병하기도 매우 쉽겠다는 생각.
4. 고양이 건강
- 위장 상태에도 영향을 받으니 글 특성과는 다르게 우선순위는 낮지만 적어봤다.
지금 우리 집에 고양이 화장실 냄새는 전혀 없다.
일단 어린 고양이 1마리이기도 하고 화장실 관리를 충분히 하고 있어서라는 생각이 든다.
사용 중인 화장실과 모래는 유니참 데오토일렛이다. 보통 모래와는 다르게 굵직한 입자가 있고, 전용 화장실 바닥에는 소변 패드를 깐다.
대변은 보이는 즉시 치우고 소변 패드는 일주일에 1회 갈아준다.
당연히 화장실 자체 청소도 한달에 1~2회 한다.
원래는 두부모래를 사용해볼까 했는데 내 기준에는 유니참이 짱인 듯. 소변 색상도 확인할 수 있으니 혹시 모를 건강 상태 체크에 좋은 것 같다.
화장실 등과 같은 용품 관련 이야기는 용품 소재로 글을 쓰게 될 때 자세히 다뤄보도록 한다.
어쨌든 나는 이렇게 수많은 고민을 하고, 마지막 고민인 이별의 슬픔은 함께할 때의 행복으로 커버하기로 했다. 이건 뭐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본가에 살 때 애완동물이 떠났을때의 슬픔을 잘 알기도 하고, 내 의지로 키우는 동물은 처음이라 더더욱 정이 들텐데 싶어서 걱정이 컸다.
..그렇게 마음은 사실 거의 90% 키우기로 결정했지만 쿨하게 아직 모르는거라며 아닌 척 하면서 18. 8. 20 (월) 퇴근 후 무더운 여름날 교보문고로 갔다.
혹시나 하는 10%를 위해 고양이 관련 서적을 찾아 읽어보았다. 얇은 책 말고, 필요할 때 찾아볼 수 있도록 사전처럼 두꺼운 고양이 육아용 서적으로.
개나 토끼를 키우는 것이랑은 또 다른게 많구나 싶었다. 내가 읽어본 책은 아래와 같다.
그리고 그냥 바로 미리 알아봤던 샵에 갔다. 미친듯한 추진력이었다. 책 보고 판단하긴 개뿔. 사실 그냥 계속 폭풍검색하고 마음 준비 다 한 답정너였던 것.
내가 너무 키우고 싶었던 종은 램킨인데, 다리가 짧은 먼치킨과 털이 곱슬거리는 셀커크렉스의 하이브리드이다.
그러나 먼치킨은 항상 교배 시 짧은 다리로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업자 입장에서는 손해볼 확률이 높아서 교배가 흔치 않은 것 같다. 셀커크렉스가 희귀종이니까.
근데 펫샵에 운명적인 램킨 고양이가 있었다.
잘 몰랐는데 펫샵에서는 생후 2개월 고양이가 적정 분양 시기, 3개월쯤 되면 분양 시기를 놓친 것이라고 한다. 안그래도 너무 어릴 때 엄마한테 떼어오는데 .. 인간의 욕심이란.....
여튼 이 고양이를 예약했던 사람이 취소하는 바람에 3개월 나이를 먹을때까지 분양하지 못해 시기를 놓쳤다고 했음. 그런거 다 필요없고 얘로 정했다.
불쌍해서 당장이라도 데리고 오고 싶었지만 평일에 출근해야하니까 약간 지켜봐줄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18. 8. 25 (토)에 데려가기로 했다.
정말 꾹꾹참았다.... 살면서 가장 긴 일주일이었던 것 같다. ㅠㅠ
이름 짓는데 주변에서 내가 성이 손씨인걸로 한 500개정도 베리에이션을 뽑아준 것 같다. 손흥민, 손재주, 손OO ..... 꺼져..
결국 이름은 애쉬, 미로 중에 미로로 결정했다. 털이 꼬불꼬불 미로같고 부르기도 쉽고 예쁘니까.
그동안 정말 많은 공부와 쇼핑을 했다. 로켓배송을 적극 활용하여 필요한걸 많이 샀다. 펫샵에서는 안사는걸 추천. 아무래도 인터넷이랑 가격차이가 많이 난다.
산다면 샵에서 먹던 사료, 화장실 모래 정도겠다. 원하는 사료와 모래로 교체하려면 섞어주며 적응시켜야 하니까..
그리고 드디어 토요일에 친구와 함께 미로를 데리러 갔다. 데리러 가기 전에 이동장을 꼭 준비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나는 바로 집에 가기 전에 즉시 집근처 동물병원으로 이동했다.
반려동물을 처음 데려올 때, 병원에서 간단한 건강 상태를 체크해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병원에 미리 고양이 진료도 하는지 물어보고 데려갔다.
펫샵은 너무 많은 동물이 갇혀살고있어서 동물 상태가 나쁠 확률이 높다. 특히 피부병(링웜).
원장님께서는 겉으로 볼 수 있는 간단한 상태를 무료로 체크해주셨다.
귀, 피부, 눈, 영양 상태 정도를 보신 것 같다.
다행히 미로는 너무 마른 것 빼고는 겉으로 보이는 건강 이상은 없었다.
당시 깜빡하고 체중은 재지 않았는데 3개월 반 나이인데 1kg 미만인 것으로 추측된다.
지금은 츄르를 좋아하지만, 저때는 모든게 무서워서 병원에서 준 츄르도 안먹었었지...
그리고 집에 와 이동장을 열어두고 강제로 꺼내지는 않았다. 괜히 가서 만지고 괴롭히지도 않았다. 겁이 많은 성격이라 그런지 한시간동안 나오질 않더라.
그리고 서서히 움직이는걸 구경하며 장난감을 슬쩍 주고 환경에 적응시켰다.
고양이가 적응하는 단계에서는 너무 직접적으로 만지지 말고, 지켜봐주는게 좋은 것 같다.
여기까지가 첫날의 사진들이다. 작고 소중해................
밤이 되니 자긴 자야하는데 긴장을 너무 못 풀고 앉아서 얕게 자길래 그날 밤에 나는 그냥 나가서 잤다.
적응하라고 혼자만의 시간을 하루 줬다.
그리고 다음날에는 소파에서 낮잠을 자는데 미로를 슬쩍 올려봤더니 내 위에서 2시간을 잤다. 미친!!!!
지금은 업로드한 사진들보다 많이 컸다.
미로는 겁쟁이지만 적응력이 매우 좋은 것 같았다. 하루 만에 금방 친해졌다. 미로 덕에 정말 햄볶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이렇게 나는 3개월 전에 미로를 잘 데려와서 키우고 있다. 다음 편에서는 고양이 용품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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