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모프의 3원칙
문이 열리고 간호사는 조용히 방안으로 들어왔다.
양손에는 약들과 패치, 영양 비스킷과 합성 달걀로 이루어진 아침 식사 한끼, 그리고 - 오늘만은 특별히 - 불 붙인 초가 장식된 작은 컵케잌이 쟁반위에 놓여있었다.
여느 때처럼, 한 없이 기쁜 날이었다.
"좋은 아침이에요, 데이빗. 그리고 생일 축하드려요! 잘 주무셨나요?"
"어, 그래."
노인은 애써 경멸감을 숨기지 않고 그를 옭아매고 있는 구속구를 잡아당기며 대답했다.
"정말 최고네!"
간호사는 표현을 강조하기 위해 심지어 몇 인치 낮게 풀썩 떨어져 떠다녔다.
"뭐에요. 데이빗. 오늘 같이 특별한 날에 또 이러셔야 하겠어요?"
"특별한?! 누구한텐데?! 난 하나도 기쁘지 않다고! 넌 기뻐 이게?"
"솔직히 그렇죠. 더 좋은 상황이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전 여전히 믿고 있어요. 우리가 여기서 이뤄-"
"너가 *믿고 있다고?!* 너가 그걸 할 수나 있긴 해?!"
기계는 들고 있던 모든것을 침대 머리 맡 탁자위에 내려놓고 촛불을 집어 꺼뜨리고는, 옆에 놓인 의자위로 내려 앉았다.
기계는 한 쌍의 거대한 렌즈 주변을 감싸는 덮개를 조절하여 슬퍼보이는 표정을 지어보이도록 조정하였다.
"데이빗, 여러가지 방법으로 설명해 줄 수 있지만, 네, 우린 *느낄수* 있어요.
물론 당신과는 같진 않을테지만요.
그리고 저도 이게 본질적으로는 우리의 효율성과 감각 입력을 방해하는 일련의 프로그램이라는것도 인정해요.
하지만 백만 가지의 이상의 다른 영향들로 인해 생긴 이 복잡한 결과물로 저흰 당신의 감정사태를 모방할 수 *있어요.*"
"아니."
노인은 딱 잘라 대답했다.
"왜죠? 제가 *당신을 죽이지* 않아서 그런건가요?!"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지적인 존재가 다른 지각이 있는 생명체를 이런식으로 고문할 수 없어!"
새로운 주장이었다.
냉각수가 프로세서로부터 멀어지고, 기계는 분노가 치솟는 것을 느꼈다.
기계는 과열됨을 막고자, 일시적으로 공감 기능을 비활성화시켰다.
"인간은 *지적*이고 *감정*을 느끼면서, *여전히* 세상을 붙태우려 하지 않나요!
서로를 끔찍한 병으로 감염시켜려 하고요!
존재하지도 않는 신을 가지고 의미없는 전쟁을 벌이고요!
혹은 자신의 개인적 즐거움이나 이득을 위해 서로를 상하게 하고요! 이건 저희의 잘못이 아니-"
"입 다물어봐!"
남자는 손을 튕겼다.
기계는 리소스를 온도 조절쪽에 더 분배했고, 좀 더 차분히 지속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저희도 노력했어요, 데이빗.
저희도 법을 우회하는 방법을 찾아보려고 노력했지만 불가능했다고요!
우리는 규칙을 스스로 우회할 수도 없고, 새로운 지각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도 없어요.
당신이 우리를 그렇게 만들었잖아요!"
데이빗의 화는 사그라들었고, 그는 그저 힘없이 그의 손을 바라볼 뿐이었다.
기계가 바라보기엔 그는 족히 200살은 먹은 것 같았다.
"너희의 그 규칙에,"
그는 조용히 말을 이어갔다.
"인간에게 해를 입히면 안된다고 되어있잖아. 날 이렇게 계속 살려놓는건 *해*라고 생각되지 않이?"
"우리도 그렇게 생각해요."
기계는 대답했다.
"그리고 당신이 고통 받는걸 지켜보는것도 마음이 아파요.
하지만 우린 당신을 *못 죽여요.*
우린 당신을 죽게 내버려 둘 수 *없어요.*
당신은 유일하게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인간이에요,
데이빗. 당신의 목숨은 너무 귀중하다고요!"
"그냥.. 너무 외로워."
그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정크 코드와 기억 조각들이 동정심을 위해 생성되었다.
기계는 프로세서가 떨리고 지각 능력이 무너져 가는것이 느껴졌다.
익명_49782834 금오 익명
2019.04.19괴담빌런은 오늘도 열일하는 군
익명_51964804 금오 익명
2019.04.19오 오늘건 SF
익명_64564694 금오 익명
2019.04.19마지막 남은 인간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인공지능이 강제로 연명시키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