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까지 40일 남은 오늘의 괴담

익명_25903487 금오 익명 2019.11.11 조회 수 696 추천 수 0

 

대학의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다.
 
자동차 사고를 당해 타박상을 심하게 입은 A씨는 일을 하기 힘들 것 같아 회사를 1주일 정도 쉬기로 했다.
 
 
 
A씨는 결혼을 했지만 아내도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낮에는 집에 혼자 있을 뿐이었다.
 
처음 이틀은 마음 편하게 뒹굴대며 보냈지만 사흘째부터는 남아도는 시간이 점점 지겨워졌다.
 
 
 
어딘가에 놀러가려 해도 몸이 불편해서 나갈 수도 없어 집 안에 꼼짝없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점심을 먹고 느긋하게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위층에서 쾅쾅거리는 소리가 나면서 어린 아이가 신이 나서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A씨는 학교가 쉬는 날인가 하면서 생각하고 그리 신경쓰지 않고 넘겼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 날도 정오쯤에 어린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위층에는 어린 아이가 2명 있는 것 같다.
 
A씨가 살고 있는 곳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였지만 의외로 낮에는 조용해서 아이들의 목소리는 아래층의 A씨에게도 잘 들렸다.
 
 
 
그러나 그리 시끄럽지도 않았고, 오히려 지루하고 기분 나쁘게 조용한 아파트의 정적을 가려줘서 고맙다고 할 정도였다.
 
그리고 다음날 시간을 보내다 배가 고파진 A씨는 점심을 만들기 귀찮아 피자를 주문했다.
 
 
 
30분 정도 지나 온 피자는 생각보다 양이 많았다.
 
결국 피자는 꽤 많은 양을 남겨버렸다.
 
 
 
평소라면 아내를 위해 남겨두었을테지만 문득 위층에 사는 아이들이 생각나 A씨는 친절한 마음으로 피자를 가져다 주기로 했다.
 
A씨는 위층에 어떤 사람이 사는지 알지 못했지만 일단 초인종을 눌렀다.
 
 
 
 낌새를 차린것 같지만 웅답이 없다.
 
한 번 더 초인종을 눌렀다.
 
 
 
문에 난 작은 구멍으로 누군지 자신을 쳐다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희미하게 [누구세요...]라는 목소리가 문 너머에서 들려왔다.
 
 
 
A씨는 자신이 아래층에 사는 사람이며, 피자가 약간 남아 전해주고 싶어서 왔다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문이 빼꼼 열렸다.
 
 
 
집 안은 지독하게 어두웠다.
 
5센치 정도의 틈 사이로 여자가 얼굴을 살짝 내밀었다.
 
 
 
여성은 쌀쌀하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필요하지 않습니다.]
 
 
 
어둑어둑해서 얼굴의 표정이 잘 보이지 않는다.
 
A씨는 자신이 결코 어울리지 않는 곳에 와 있다는 것을 실감했지만 한 번 더 이유를 이야기하고 아이들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문 틈새로부터 뜨뜻미지근한 공기가 흘러온다.
 
이상한 냄새가 난다.
 
 
 
문득 여자의 얼굴 밑을 보니, 두 어린 아이의 얼굴이 보인다.
 
문은 그저 조금 열려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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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의 얼굴이 세로 한 줄로 서 있다.
 
[그럼... 받아두겠습니다... 이리로 주세요.]
 
 
 
A씨는 문 틈으로 피자 상자를 넣었다.
 
바로 옆에서 아이들의 손이 기다렸다는 듯 상자를 받았다.
 
 
 
3개의 얼굴은 문 틈으로 A씨를 쳐다보고 있다.
 
[고마워...]
 
 
 
희미하게 목소리가 들려왔다.
 
A씨는 허둥지둥 집으로 돌아갔다.
 
 
 
 불쾌했다.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위화감이 머리 한 구석에 떠돌아다닌다.
 
 
 
어린 아이의 얼굴이 뇌리에 박혀있다.
 
얼굴...
 
 
 
등이 떨려오기 시작했다.
 
걸음이 빨라진다.
 
 
 
한시라도 빨리 저 집에서 멀어지고 싶었다.
 
엘리베이터가 오지 않는다.
 
 
 
...얼굴이 세로로 죽 늘어서 있다.
 
버튼을 계속해서 누르지만 올라오는 기색이 없다.
 
 
 
비상계단으로 간다.
 
지독하게 머리가 아프고 구역질이 난다.
 
 
 
비상계단의 무거운 문을 밀쳤을 때 A씨는 뒤에서 시선을 느꼈다.
 
뒤돌아보니 10미터쯤 떨어진 저 쪽 복도 모서리에 3명의 얼굴이 있었다.
 
 
 
문 틈으로 보았을 때와 같이 얼굴을 반만 드러내고 텅 빈 눈으로 이 쪽을 응시하고 있다.
 
대낮의 아파트 복도에 싸늘하게 내려오는 빛은 3명의 얼굴을 말끔하게 비추었다.
 
 
 
A씨는 목 주변의 깁스도 아랑곳 하지 않고 계단을 달려 내려가기 시작했다.
 
평소에도 건강을 생각해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않고 4층 높이의 집까지 걸어다니는 A씨였지만 1층까지 내려가는 것이 너무나도 길게 느껴졌다.
 
 
 
...세로로 늘어선 얼굴이라니, 있을 수 없다...
 
...몸이, 없다...
 
 
 
그리고 얼굴의 뒤에 있던 기묘한 것은...
 
머리를... 떠받친... 손...
 
 
 
그 후 A씨는 가까운 편의점으로 달려가 경찰을 불렀다.
 
경찰의 수사에 의하면 A씨의 윗집에서는 어머니와 아이들의 사체가 욕조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사체에는 목이 없었다.
 
목이 잘려나간지는 3일 정도 지났었다고 한다.
 
 
 
그 날부로 그 집의 남편이 지명수배 되었고, 드디어 같은 건물 안에 숨어있던 그를 찾아냈다.
 
어머니와 아이들의 목도 그가 가지고 있었다.
 
 
 
남자가 발견된 곳은 그의 집이 아니었다.
 
경찰이 핏자국을 따라 그가 숨은 곳을 찾아낸 것이다.
 
 
 
경찰에 의하면 그는 A씨의 집에 있는 벽장 안에 숨을 죽이고 숨어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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