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까지 21일 남은 오늘의 괴담

제목이 곧 내용인걸 겪었던 일.

진짜 어릴때 너무 아파서 유명한 친구가 있었음. 왜 동네마다 그런 애 꼭 하나씩 있잖아.

걔는 그런 애 하면 생각나는 전형적인 애였음 아침 조회중에(국민학교 시절이라 애들도 땡볕에 세워놓는 시절에 학교 다님ㅎ)쓰러지거나 하는 일이 부지기수

근데 딱히 지병은 아니고 심하게 허약하고 골골 앓는 애였음.

그리고 어쩌다 쟤네 집에서 밥을 얻어먹은 적 있는데 왜 쟤가 골골 앓는지 알게 됨.

밥상에 청상추 적상추 배추 초록잎 부분 당근 이것만 올라와 있었음...

진짜 정확히 기억함.

왜냐면 내가 그때 적상추를 처음 봐서 이게 뭐냐고 걔네 엄마한테 물어봤더니 적상추라고 말해줬거든.

그리고 모든 야채가 껍질이랑 뿌리째 올라와있었어.

배추 초록잎은 배추 사면 보통 버리는 겉부분 그거였고

당근은 흙만 털어내고 잔뿌리 이런거 처리도 안하고 통으로 올라와 있었어...

내가 그거 먹었냐고?

안먹은게 아니라 못먹음ㅋㅋ

걔네 엄마가 걔 건강 위해서 걔한테만 주는 거라고 미안하지만 난 못준다 그래서 배추 하얀잎쪽만 얻어먹음ㅋㅋ;

집에 와서 엄마한테 말했더니 엄마가 내 앞이라는 것도 잊고 '그러니까 애가 아프지 미친년' 이라고 개쌍욕함ㅋㅋㅠ

어릴때(8살)인데도 아 친구가 진짜 저래서 아프구나 하고 생각하고 그 뒤부터 걔가 먹는 거 유심히 지켜봤는데

고기x

단백질x

설탕x

야채 과일 무조건 껍질,뿌리째 먹게 하고 칼 닿으면 안좋다고 손으로 찢거나 통으로 먹게함(당근이 통으로 나온 이유가 이거)

참외나 귤같이 보통 껍질 까먹는 과일도 무조건 껍질째 먹게 시킴.

국민학교 시절이라 급식 없고 도시락 싸다녔는데 걔 도시락엔 항상 오이나 당근같은게 통째로 들어있었어.

그 시절 선생들은 지금보다 체계가 없어서 애들한테 무조건 무섭게 굴고 윽박지르는것만 잘했는데(최소한 나 다니던 국민학교는 그랬어)

반찬 남기거나 도시락 고기 위주로 싸오면 때리고 그랬거든ㅋㅋ 생각해보니 웃기네 씨벌ㅋㅋ

근데 그런 선생들조차 걔 도시락 보고 할 말 잊고...어느날은 걔가 껍질도 안 깐 생감자 두개 싸왔을때 담임이 걔네집에 전화함.

걔네 엄마는 그 길로 학교로 달려와서 담임 머리채잡고 막 소리지름...

그리고 동네 아줌마들한테 담임 욕하면서 껍질이랑 뿌리째 먹는 채식 생식이 얼마나 몸에 좋은지 막 설명하고 다님 우리 ㅁㅁ(저 친구)가 어릴때 죽다 살아났는데 누가 시키는대로 채식 생식하니까 건강해졌다 뭐 이러고 다냣음...

친구가 비실비실 골골거리기만 하고 달리 엄청나게 아프거나 그런게 아니라서 친구네 엄마는 진짜 친구가 채식 생식때문에 살아났다고 믿는 것 같았음.

근데 친구가 그나마 걸어다닐수 있었던 이유는 동네 아줌마들이 친구 불쌍하다고 걔네엄마 몰래 고기 줘서임...우리집에서도 엄마가 몰래 준 적 있어ㅎㅎ

그리고 이게 끝이 아님.

친구의 껍질째 먹는 채식 생식은 11살쯤 끝남.

걔네 엄마가 또 어디서 뭘 배워온건지 갑자기 육식에 미침.

무조건 고기 먹어야 한다면서 얘한테 고기만 먹임.

채식생식 할땐 그래도 밥이라도 먹였는데 육식할땐 밥도 못먹게 함 야채 과일 그렇게 먹이더니 그건 손도 못 대게 하고

고기도 그냥 먹는게 아니고 간 절대 못하게 함 굽는것도 안함.

무조건 삶아서 먹게 함.

삶는 물에 무슨 약재 들어가있다고 그 물도 마시게 함...

저 육수는 나한테 선심쓰듯 권했음ㅋㅋ 먹어봤는데 그냥 간 안된 육수였어. 하지만 이걸 매일매일 물대신 먹는다고 생각하면........

근데 저 친구가 고기만 먹는 생활하고 나서는 키가 확 컸음.

당연하다면 당연하다고 생각함 ㅎㅎ 솔직히 성장기에 야채만 존나리 먹는거랑 고기를 존나리 먹는거랑은 다르잖아

문제는 그렇게 겉으로 보이니까 걔네엄마가 육식론을 더 광신적으로 믿음...

쟤가 키만 컸지 다른건 문제가 엄청 많았는데...

여드름 많고

변비랑 입냄새 정말 심해서 근처에 다가가기만 해도 ㄸ냄새 나고

그래서 이때부터 애들이 이 친구를 왕따시키기 시작함

근데 엄밀히 말하면 막 괴롭히는 왕따 이런게 아니고 애들이 피해다니고 쟤도 애들 피해다님.

애들은 쟤 근처에 가면 비위 상하니까 갈 수가 없고(남자애들은 존나 놀려대긴 함 ㅎㅎ개새끼들)

쟤는...쟤도 자기 몸 상태 알고 있어서 스스로를 되게 창피해했음ㅠ

쟤가 식습관 지옥에서 벗어나게 된건 중학교 와서 급식 시행되고 나서임.

와 애가 혈색이 달라지는게 보이더라

중학교 와서는 급식덕분에 체취도 없어져서 친구도 많이 생김.근데 트라우마 생겼는지 입냄새 난다고 말은 잘 안하더라.

그리고 이게 끝이아님

고등학교 다른데로 갔다가 학원에서 다시 만났는데

걔네 엄마 그때는 사이비에 빠져있더라 ㅎㅎㅎㅎㅎㅎㅎㅎ

여호와의 증인 인가 그랬는데 진짜 광신도여서 친구도 거기서 무슨 화가???로 일하게 한다고 친구한테 미술학원 다니게 했어(나랑 만난데는 미술학원 아니었음)

미술학원도 자기가 직접 고르는데 가서 얘는 뭐의 계시를 받아 가르침을 어쩌고 하면서 선생들한테 뭐뭐 가르치라고 잔소리하고 다님

그래서 미술학원 몇군데에서 이미 쫓겨난 뒤였음

돈이면 다 되는데서 쫓겨나다니 알 만 하지...ㅎㅎ

나랑 다니던 학원도 선생들한테 전도하다가 쫓겨났어

그 뒤로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는데 잘 살고 있으면 좋겠다

유튜브에서 껍질째 먹는 생식이란거 보고 생각나서 적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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