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트
성경의 창세기에는 릴리트라는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카발라의 주요 문헌인 '조하르', 즉 <빛의 책>에는 그녀에 관한 이야기가 들어 있다.
릴리트는 아담과 동시에 태어난 최초의 여자이다. 아담과 마찬가지로 진흙과 하느님의 숨결에서 나왔으므로 아담과 대등하다. 릴리트는 아직 의식이 없었던 <아담의 정신을 낳은 여자>로 묘사된다. 릴리트는 선악과를 먹고도 죽지 않는 것을 보고 욕망이 좋은 것임을 깨닫는다. 그럼으로써 자기가 원하는 바를 요구할 수 있는 여자의 면모를 드러낸다. 그녀는 성행위를 하다가 아담과 다툰다. 자기가 아래에 있는 것이 싫어서 체위를 바꾸자고 요구한 것이 싸움의 빌미가 되었다. 아담은 그녀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 다툼의 와중에서 릴리트는 신의 이름을 부르는 죄를 범하고 낙원에서 도망친다. 신은 그녀를 뒤쫓도록 천사 세 명을 보낸다. 천사들은 그녀가 낙원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그녀의 자식들을 모두 죽일 거라고 위협한다. 릴리트는 위협에 굴하지 않고 동굴에서 혼자 사는 길을 선택한다. 최초의 페미니스트인 릴리트는 인어들을 낳는다. 이 인어들은 너무나 아름다워서 그들을본 남자들은 미친 듯이 사랑에 빠져버린다.
기독교인들은 이 전설을 변형시켜, <아니라고 말한 여자> 릴리트를 마녀, 검은 달의 여왕, 또는 악마 사마엘의 반려자로 만든다.
중세의 몇몇 가톨릭교회 판화에는 그녀가 이마에 질이 있는 모습으로 나타나 있다.
릴리트는 이브의 적으로 간주된다. 릴리트는 모모성을 지닌 여자가 아니다. 릴리트는 쾌락 그 자체를 좋아하며 자녀의 상실과 고독으로 자유의 대가를 치른다
돌고래의 꿈
돌고래는 바다에 사는 포유동물이다. 허파로 호흡을 하기 때문에 물속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을 수 없다. 물 밖에 나와 있으면 연약한 피부가 마르고 이내 손상되기 때문에 오랫동안 물 밖에 있을 수도 없다. 그래서 돌고래는 물속에도 있어야 하고 공기 속에도 있어야 한다. 이렇게 물속이든 물 밖이든 어느 한곳에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조건에서 어떻게 잠을잘까? 수면은 유기체가 다시 활력을 얻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 (식물에게조차 그 나름의 수면 형태가 있다). 생존이 걸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돌고래는 깨어 있는 채로 잠을 잔다. 뇌의 왼쪽 반구가 휴식을 취하면 오른쪽 반구가 몸의 기능을 통제하고, 그다음에는 서로 역할을 바꾼다. 그러니까 돌고래는 공중으로 펄쩍 솟구쳐 오르는 순간에도 꿈을 꾸고 있는 셈이다.
좌우 반구의 교대 체계가 정확하게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 작은 신경 기관이 추가로 생겨났다. 제3의 뇌라고 부를 만한 기관이 체계 전체를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아폽토시스
아폽토시스는 세포가 예정된 프로그램에 의해 스스로를 파괴하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인간 태아의 손이 형성될 때 이 아폽토시스가 일어난다. 태아의 손은 형성 초기에는 물고기의 지느러미나 물개의 앞발과 같은 형태를 지닌다. 그러다가 손가락 사이에 있는 세포들이 죽어 인간 손의 형태가 드러나게 된다. 인간 손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이 세포들의 <자살>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물고기>의 단계를 넘어설 수 있게 된다.
태아의 엉덩이에 달려 있는 조그만 꼬리도 동일한 과정을 거쳐 사라지게 된다. 태아의 꼬리는 스스로를 파괴하여 꼬리가 없는 인간의 척추를 형성하게 되고, 이로써 우리의 <원초적 동물> 단계는 끝나게 된다.
식물 세계에서 아폽토시스는 나무가 새롭게 재생할 수 있도록 가을에 낙엽이 떨어지는 현상에서 관찰된다. 매년 나무는 자신의 진화에 필요하지만 이 진화가 계속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후에 사라져 주어야할 세포들을 생산하는 것이다.
인체의 모든 세포는 끊임없이 뇌에게 물어보고 있다. 자신의 임무가 무엇이며, 자신의 존재가 아직도 유용한지를, 뇌는 각 세포에게 어떻게 성장하고 진화할 것인지를 지시해 주는 한편,어떤 세포들에게는 죽을 것을 명한다.
아폽토시스 현상의 이해는 다양한 연구 분야, 특히 암 연구에 새로운 길을 열어 주고 있다. 사실 암은 어떤 세포들이 몸이 보내는 아폽토시스의 메시지에 따르지 않음으로써 발생한다. 암세포들이 뇌가 스스로를 파괴하라고 신호를 보내는데도 계속 성장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암세포들이 자살을 거부하고 <이기적으로> 불멸성을 추구함으로써 결국 몸 전체를 죽게 한다는 것이 일부 과학자들의 견해이다.
중국 용
중국 용 테크닉이란 좌중으로 하여금 불확실한 가설을 받아들이게 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다. 때로는 과학에서 의심스로운 생각을 보강하려는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중국 용>을 ㅏㄴ들고자 하는 과학자는 이렇게 하면 된다. 자신의 이로노가 정반대의 이론을 주장하는 가상의 반대 이론가를 꾸며 낸다. 그리고 이 적수의 이론이 타당하지 않음을 증명해 보인 다음, 역으로 자신의 이론은 반드시 옳고 참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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