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른 사람의 죽음을 미리 알 수 있다.
어떻게 죽는지는 모르고 다만 언제 죽는지만 안다.
보통 누군가를 보고 머리카락이 무슨 색인지 아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더 자세하게 설명하기가 어렵다.
친척들과 가까이 살면서 내 감이 정확하게 맞아 들어가는 일을 여러번 겪었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며 살았다.
그러다 켈리를 만났다.
당시 살 날이 두 달 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특별한 병을 앓고 있지도 않았기에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친구가 되었다.
수명이 몇 시간도 남지 않았던 바로 그 날, 가슴이 너무 아팠다.
"우리 자전거 타러 놀러가자!"
켈리가 방방뛰며 말했다.
이제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애써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러지 말고 그냥 집에서 노는 건 어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봤다.
켈리가 고개를 끄덕이자 갑자기 수명이 48년으로 늘어났다.
그렇게 나는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을 인지하게 됐다.
죽음에 임박한 사람들에게 사용해 보려고 했지만 보통은 실패로 돌아갔다.
어느 날 나는 아주 기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우울함에 빠져있던 친구와 길고 긴 대화를 나누고 수명이 몇 시간에서 수 십 년으로 바뀌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다.
아내에게 열정적인 키스를 퍼부으며 방으로 들어갔다.
사랑을 나눈 뒤 완전히 기분에 취해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뜨고 아내를 바라본 순간,
갑자기 아내의 수명이 아홉 달로 줄어들었다.
익명_57061038 금오 익명
2019.09.18???? 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