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눈치챈 것은 버스에 앉았을 때였다. 목 뒤쪽에 갑작스럽게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졌고, 그날 하루는 힘든 하루가 되리라는 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변기에 앉아 목덜미를 문지르는 지금도 그 부근만 지나가면 아파서 얼굴이 일그러진다.
내성 모발. 항상 목덜미 모발이 내성으로 자라서 자라는 족족 처리하는 게 최선이라는 걸 깨달았다.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화장실로 달려가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한 다음 내성 모발을 처리하기로 했다.
그 부근을 건드리기만 해도 아팠기 때문에, 내성 모발이 있는 부분을 누르는 고통은 가히 상상을 초월했다. 그래도 이건 빨리 뽑아야 했기 때문에 끄트머리가 삐죽 튀어나온 게 느껴질 때까지 아픔을 참고 눌렀다.
대충 만져보니 꽤 두꺼운 놈이라는 게 느껴졌다. 뽑는 동안 입술이 터지라 깨물었다. 이전까지 상대해온 내성 모발과는 차원이 달랐다. 다행히 마지막으로 힘을 줬을 때 제대로 나온 듯했다.
안도감에 한숨을 푹 쉬며 뽑으려는 순간, 또 다른 녀석이 느껴졌다. 이건 심지어 더 아팠다.
그 머리카락은, 아니, 그게 뭐였는지 모르겠지만, 다시 내 목덜미를 파고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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