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까지 32일 남은 오늘의 괴담

늙은 사냥꾼의 오두막에서 이틀째 되던 날 그 일이 일어났다. 그 당시 그 집이 누구 소유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가끔 휴가를 위해 그곳을 빌려주는 친구의 친구의 친구로부터 열쇠를 빌렸었다.

그가 우리에게 말했던 유일한 주의점은 아직 완공되지 않은 지하실에 내려가지 말라는 것이었다. 지하실은 마치 몇 년간 사용되지 않은 상태와 마찬가지였고, 그 안에 늙은 사냥꾼이 쓰던 도구들이 있는데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와 상관없이 어차피 문은 잠긴 상태에 열쇠도 없었기에, 우리는 그 오두막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고 곳곳을 구경하느라 지하실에 들어갈 생각은 애초부터 하지 않았다.

그 둘째 날 밤 나는 정말 행복한 기분이었다. 모닥불 주위로 가족들과 함께 둘러앉아 햄버거 먹으며 무서운 이야기를 나누던 그 시간. 내 여동생은 조금 더 따뜻한 옷으로 갈아입기 위해 몇 분 전 안으로 들어갔고, 나도 마실 것을 가지러 들어갔다. 오두막에 들어서자마자 나는 지하실 문이 5cm 정도 열려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계속해서 들어왔던 지긋지긋한 위험이 머릿속에 떠오르자, 당장 8살밖에 되지 않은 내 어린 여동생을 지하실에서 빼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문을 더 열고 나무로 지어진 기울어진 계단 아래를 바라보며 동생이 대체 저 어두운 곳에서 뭘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먼지로 뒤덮인 낡은 스위치를 눌렀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거기 있어?" 나는 계단 아래를 향해 물었다.

대답으로 이상한 공기의 움직임이 들려왔는데, 마치 용광로 파이프가 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동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 작고도 높은 여동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로 내려와 봐!"

당황스럽고도 걱정이 된 나는 썩은 나무 계단을 천천히 내려가 먼지가 수북하게 쌓인 바닥에 안착했다. 깨진 전구의 유리 위로 내 발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냈다... 일단 미스터리 하나는 풀렸네. 용광로는 마치 이 오두막의 심장 부위처럼 이 어둠 어딘가에서 숨을 쉬며 뛰고 있었고, 그 소리는 동생이 어디에 있는지를 방해했다.

"어디야?" 나는 여동생의 소리가 들렸다 싶은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물었다.

"여기야," 동생은 내 오른쪽에서 대답했다. "여기 꼈어!"

동생의 안전에 대해 생각하자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나는 천천히 동생을 향해 다가갔다. 행여나 있을 낡은 사냥도구에 다치지 않게 조심히 움직였다. 내가 움직이자 용광로의 깊은 숨소리가 더 커졌고, 나는 따뜻하게 흐르는 완벽한 어둠 속에서 천천히 방향 감각을 상실해 갔다. 길고도 끔찍한 순간 뒤로, 나는 대체 내가 어디에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내가 아는 것이라곤 그저 얼른 앞으로 나아가 어린 여동생을 구해야 한다는 것이 전부였다.

"거기야!" 동생의 목소리가 아주 가까이에서 들렸다. 계단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으로 내 실루엣이 보이는 걸까? 꽤 먼 거리일 텐데. 내가 여기를 얼마나 헤맸는데. 도대체 이 지하실은 얼마나 큰 거지?

우편함처럼 느껴지는 금속의 무언가가 얼굴을 스쳤다. 그것은 평평하고 동그란 형태로, 아주 녹슬어 있었다. 어둠 속에서 내 코에 닿은 그것은 아주 조금 움직였고, 공중에 퍼진 먼지로는 그 움직임을 막을 수 없었다.

"그게 래치야!" 동생은 더 크게 말하며 우리 옆에 있는 이제는 성난 듯 으르렁대는 용광로 옆 따뜻한 공기 사이로 목소리를 쥐어 짜내고 있었다. 어디에 꼈다는 말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눌러!" 동생이 말하자 나는 손을 그 위에 얹어 래치 위로 깊숙이 뿌리 잡고 앉은 먼지의 패턴을 느꼈다.

나는 잠시 멈추고 동생이 껴있는 부분이 벽에 있는 래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 동생이 더 잘 알겠지. 일단 누르기 시작했다.

"거기, 아래에 누구 있어?" 계단 위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동생의 목소리였다.

급히 손을 거두었다. 내 본능이 무언가 끔찍하게 잘못됐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제야 알았다.

"나 여기 끼었어!" 내 바로 옆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역시나 동생의 목소리였다. "눌러!"

나는 주춤주춤 뒤로 물러나 계단을 향해 먼지 사이를 끌고 갔다. 내가 달려나감과 동시에 따뜻하고도 습한 공기가 거미줄과 먼지에 뒤섞여 내 뒤를 덮쳐왔다. 동생은 그 자리에 서서 혼란과 겁에 질려 있었다. 숨이 찼지만, 아빠를 찾을 때까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아침이 되어 우리는 다 같이 지하로 내려가 살펴보기로 했다. 아빠는 처음에 내 말을 믿지 않았다. 심지어 소름 끼치게 만드는 몇 가지 디테일에 대해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일단, 용광로는 1층 뒤쪽 방에 있었다. 지하실이 아니었다. 그 엄청난 따뜻한 기운과 습한 공기를 가졌던 용광로라고 생각했던 것은, 나도 뭔지 모르겠다. 아빠는 그저 망가진 배관이나 내 상상일 뿐이라 말했다.

둘째, 지하실은 3m 정도의 너비밖에 되지 않았다. 다시 한번, 아빠는 내가 어둠 속에서 방향 감각을 잃고 내가 얼마나 갔는지 잘못 계산한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셋째, 세 번째 디테일은 아빠의 반박을 단박에 재워버렸다. 우편함에 걸려있던 것, 내 얼굴을 건드렸던 것, 그리고 내 손으로 만졌던 것. 그 목소리는 내가 중앙에 있는 부분을 누르기를 원했고, 아빠와 나 둘 다 내가 잡았던 부분이 먼지가 없음을 뚜렷이 볼 수 있었다. 그곳에 매달려 있던 위협적인 존재는 불가능하고도 두려웠다. 나는 내 얼굴에 느껴졌던 것이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나 자신을 설득했다. 목소리가 원했던 대로 그 래치를 만졌지만, 그 목소리의 목적은 달랐다.

그 래치는 곰을 잡기 위한 것이었다. 수년 전 사냥꾼이 설치해 놨을 그것. 하지만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이미 세팅이 끝나 당장이라도 곰을 잡을 수 있는 상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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