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까지 30일 남은 오늘의 괴담

당신에게는 ‘완벽하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가요?

대부분의 사람에게 완벽하다는 단어는 추상적인 의미죠. 완벽한 집, 완벽한 차, 완벽한 가족은 정말이지 유혹적이지만 궁극적으로 보면 결국 허황된 판타지에 불과해요. 왜냐하면 완벽함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니까요.

음, 당신은 빼고요. 그건 아니다.

제가 어렸을 적, 저는 사람들이 흔히 완벽주의자라고 부르는 사람이었어요. 저는 제 자신을 완벽함 그 자체라 부르곤 했고요. 사실, 제가 완벽하지 않았던 때가 언제인지도 기억도 나지 않아요. 언제나 성적은 A+를 받았고, 복장은 언제나 꼼꼼히 갖춰져 깔끔한 상태였죠. 내 손톱도 잘 손질되어 있었어요. 작고 창백한 껍질들이 내 깨끗하고 하얀 손가락 위에 얹어져 있었어요. 제 머리칼은 언제나 완벽한 생머리로 단정히 손질되어 완벽한 대칭을 이루었어요.

물론 제가 실수를 했던 적도 있어요, 모든 사람이 그러하듯 말이죠. 4학년 때 수학 과제에 A-를 받은 적이 있어요 (수학은 제가 잘하는 과목이 아니었거든요). 그날 밤, 몇 시간이고 공부했죠. 눈에서는 눈물이 끊임없이 흘러나왔어요. 식음 전폐하고 잠도 거부했어요. 제가 완벽했더라면 얻을 수 있는 그 모든 것을 전부요. 그리고 다음 과제에서, 전 다시 만점을 받을 수 있었어요. 이런 식으로 내 완벽함에 묻었던 불완전함이 다시 치료되고 근절되었죠.

완벽함은 나에게 진짜였어요.

아마 이런 내 완벽주의가 이해하기 어려웠나 봐요. 제 부모님은 내가 왜 애처럼 편히 쉬지 못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죠. 친구를 사귀기도, 사귀어도 유지하기가 어려웠어요. 난 거의 밖에 나가지 않았죠. 사회적인 상황은 너무도 허술했어요... 불완전하기 쉬운 요소들에 있어서요.

물론, 내 남편을 만나기 전까지 말이에요.

잭은 정말이지 멋진 남자예요. 그는 물론 완벽함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죠. 나 이외의 사람으로부터 완벽함을 바라지는 않아요. 다른 사람들이 나처럼 살기를 바란다면 그건 너무 불공평하지 않겠어요? 그리고 잭은 내 완벽주의를 이해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어요. 제가 밤늦게까지 자지 않고 계속해서 논문을 고치며 탈진과 배고픔에 덜덜 떨고 있다 하더라도 그는 저에게 뭐라고 하지 않았어요. 그는 그저 나에게 커피를 주고 내 옆에 앉아 내가 필요한 모든 도움을 주며 내 작업이 완벽하게 끝날 수 있도록 도와주죠. 대학 시절 당시 작업하던 프로젝트에 B를 받았던 날, 양팔을 피가 나도록 벅벅 긁으며 내 안에 있는 불완전함을 뽑아내려던 내 모습을 그이가 발견했어요. 그는 피가 멈출 때까지 날 안고 있었죠.

그리고 처음으로, 누군가가 나에게 완벽하게 느껴졌어요. 분명 불완전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우리가 결혼하자, 나는 내 가장 어두운 면모를 거치는 동안 함께 할 수 있는 동료가 생겼고, 나의 완벽을 유지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시간 동안 내 옆을 지키는 사람이 생겼어요. 그건 마치 천국과 지옥의 혼합 같았어요. 그리고 내 인생 처음으로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아기가 생겼어요.

오, 제 아들이요? 제 아들이 저처럼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은 추호도 없어요. 임신테스트가 양성으로 나왔을 때, 그러니까 그 아이가 제 안에서 자라나고 있다는 그 순간부터 저는 내 아이를 사랑하기 시작했어요. 아들은 내 눈과 잭의 입을 가졌죠. 내 손을 잡기 위해 몇 시간이고 보내기도 해요. 아들은 언제나 웃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한동안, 인생은 완벽했어요.

하지만 내가 내다보지 못한 무언가가 있었죠.

꼬맹이 아들 앨런을 바라볼 때마다, 아들의 눈은 나를 같이 마주 보았고, 그 안에서 난... 나 자신을 봤어요. 작은 나 자신을, 뒤틀어진 욕망의 눈을 하고 세상을 바라보며 완벽을 원하는 하는 내 모습을.

앨런이 신발을 잘못 신었을 때, 전 움찔했어요. 불완전해.

앨런이 그네를 타다 떨어져 한쪽 무릎만 다쳤을 때도, 나는 몸이 떨렸어요. 불완전해.

앨런이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려 애쓰는 모습을 보자, 나는 어깨를 으쓱했어요. 불완전해.

나는 아들 안에 존재했어요. 그리고 아들이 불완전했기에 나도 마찬가지였죠.

지금 나는 피에 흠뻑 젖은 손을 가지고 앉아서 울고 있어요. 완벽하게 장식된 아들의 방에서 온통 빨간색으로 뒤덮인 이곳에서. 잭이 집에 돌아오기 전에 빨리 해결해야 해요. 하지만 아마 이해할 거예요. 언제나 그래왔으니까요. 나 스스로에 대한 증오가 내 안에서 자라나고 있음을 느껴요. 그리고 자꾸 생각 하나가 내 머릿속에서 계속 울려요.

다음번엔 더 잘할 거야.

https://m.blog.naver.com/iamsuekim/221384008194




 

1개의 댓글

Profile

드디어 30일 카운트다운 시작이다!

0 0    댓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2023 대동제] 2023 대동제 축제 후기 이벤트!! profile 금오사이 2023.05.19 3736 0
공지 [종료된 이벤트] 🌸🌸🌸 2023 벚꽃 이벤트 당첨자 발표🌸🌸🌸 profile 금오사이 2023.04.08 3303 3
공지 2022 대동제 축제 후기 이벤트 당첨자 발표 profile 금오사이 2022.09.20 5760 0
공지 2022-2 개강 이벤트 종료 profile 커뮤니티운영팀 2022.09.20 4468 0
공지 금오위키 관련 공지 profile 금오사이 2022.09.19 3625 3
공지 "의좋은 형제 & 의상한 형제를 찾습니다!" 당첨자 발표 1 profile 커뮤니티운영팀 2021.05.28 5458 3
공지 금오사이 수강후기 당첨자 발표입니다! 9 profile 금오사이 2020.07.20 5682 5
공지 비방/욕설/음란 등 게시판 정책에 위반되는 글을 삭제 될 수 있습니다. profile 금오사이 2018.05.24 7176 3
8928 방학까지 29일 남은 오늘의 괴담 익명_19106902 2019.11.22 856 0
8927 아 수준 이하 새끼들 17 말하는대로 2019.11.21 899 0
8926 수학문제질문! 3 아아아아아아앙 2019.11.21 718 0
8925 총학투표 6 아나 2019.11.21 653 0
8924 1학년 겜 하나 만둘었숩니다 4 뮤늬 2019.11.21 765 5
8923 [질문] 내일 조기발표 4 38383 2019.11.21 685 0
8922 여성기업 일자리허브 11월 11일 가입이벤트! 1 인트윈 2019.11.21 842 0
8921 강연.수제버거 2 아나 2019.11.21 995 0
8920 왤케 춥냐ㅠㅠ 2 14아싸 2019.11.21 1145 1
방학까지 30일 남은 오늘의 괴담 1 익명_97354123 2019.11.21 1248 2
8918 [읽을거리] [1W] Liability 도치 2019.11.20 1163 4
8917 방학까지 31일 남은 오늘의 괴담 익명_11008117 2019.11.20 882 0
8916 약간 크라우치 닮은 키큰 외국인 이름 아시는분 있나요?? 2 ddongss 2019.11.20 652 0
8915 [홍보] STL 회원 1,500명 돌파 event 2탄 STL 2019.11.20 663 3
8914 까드림에 글 올라온 거 있잖아 5 익명_34299283 2019.11.20 1004 1
8913 어장의 기준이 뭘까? 2 익명_91518960 2019.11.20 889 0
8912 [질문] 왠만하면 c학점 받겠쥬?? 5 학점스틸러 2019.11.20 1009 0
8911 [소식] STL 영남이공대점 배달 시작 2 STL 2019.11.20 1050 2
8910 교내대회 이거.. 왜 소식이 없지? 1 익명_66669483 2019.11.20 884 1
8909 기숙사 사시는 분들 물 사드세요?? 10 익명_33881828 2019.11.20 1207 3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