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메시지가 9개 도착했습니다. 첫 번째 메시지입니다."
"여보세요, 제나 크로필드 씨 핸드폰이죠? 저는 보안업체 소속 일레인입니다. 전화 드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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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야 난데, 한 시간 정도 늦을 것 같아. 미팅이 길어졌어. 그냥 바로 파티로 갈게. 이따 봐, 사랑해."
"메시지가 삭제되었습니다. 세 번째 메시지입니다."
"젠, 나야, 전화 좀 받아... 제발, 자기야. 이러지 말자. 내가 미안하다고 했잖아, 응? 젠, 제발 전화 좀 받아줘. 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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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 제발 이야기 좀 하자. 제발, 응? 그 여자랑 왜 그랬는지 설명이라도 하게 해줘. 젠? 제발, 이렇게 부탁할게. 이렇게 전화로 하는 건 아닌 것 같아. 앞으로 5초 안에 안 받으면 찾아갈 거야... 나 지금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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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차에 'X도 작은 새끼'라고 긁어놓은 게 재미있다고 생각해? 걸레 같은 년! 내가 딱 말하는데 다음에 길에서 마주치면 내 차 긁었던 그 망할 열쇠로 네년 목을 그어버릴 줄 알아! 그리고 함부로 굴리는 그 몸뚱어리를 내가 차로 갖다 받아버리겠어! 아악! 젠, 이 X년아!"
"메시지가 삭제되었습니다. 여섯 번째 메시지입니다."
"제나, 엄마다... 연락한 지도 오래됐구나. 우리가 계속 연락했던 것도 아니라서 이런 소식을 전하는 게 쉽지는 않다만... 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그게... 살해당하셨어, 제나... 네 아버지가 계시던 구역에 있던 사람이 모두 용의 선상에 올랐단다. 앤더슨 지구 대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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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널 보고 있어, 젠... 그래! 지금 이 순간, 널 보고 있다고... 내가 못 들어갈 거로 생각하는 거지? 이 작고 구리고 좆같은 보안 카메라 딱 봐도 고장 난 거처럼 생겼는데 내가 그 카메라가 무서워서 못 들어갈 거로 생각해? 네 아빠 믿고 되게 안전한 거로 착각하는 모양인데... 너만 가족 빽 있는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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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야... 내가 정말 잘못했어... 내가 그랬으면... 그랬으면 안 되는 거였는데. 그냥 어떻게 해서든지 나랑 말이라도 섞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랬던 거야. 제발 내 말을 믿어줘... 정말 일이 이렇게까지 되길 바랐던 게 아니야. 정말 네 아버지를 죽일 생각은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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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이 메시지를 들었으면 하는 마음에 남깁니다. 내 아버지는 살인자이며 누군가 그를 멈춰야만 합니다... 아버지는 오늘 밤에만 벌써 두 명을 살해했어요. 아버지의 이름은 잭 앤..."
"메시지가 삭제되었습니다. 메시지함에 메시지가 없습니다."
곧 살해 현장에 정부 소속 인원들로 채워졌다.
경사: "자동 응답기함에서 발견한 거 있어요?"
앤더슨 지구 대장: "아니. 깨끗하던데."
https://m.blog.naver.com/iamsuekim/221699845209
테크노관에 서식하는 까마귀 금오 익명
2020.11.04그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