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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강아지 때문에 112 부른 썰

일단 하고보는 까마귀 익명 2021.05.13 조회 수 2903 추천 수 15

의 상한 형제가 사람이 아니어도 되는 지 모르겠네...그래도 일단 올려봄

바야흐로 작년 여름, 막 20학번 환영한다고 맛있는 걸 먹으려 했는데, 1학기 비대면이라 가게는 연 데가 없고 학교 안에서 취식은 금지인 그런 상황이었음. 갈 곳도 없어서 그냥 GS 앞 노상에서 배달 시켜 먹기로 했다.

 

20친구 둘이 올 예정이었는데, 한 친구 먼저 와있었고 어쩌다보니 같은 과 동기들이 있어서 합류하게 됐음. 20친구 하나랑 선배 한명은 좀 늦게 올 예정이었고 우리끼리 히히덕거리면서 뭐먹지 하고 있었음. 좀...시냇물이 흐르는 이치와 같은 이유로 모여서 고기를 시킴. 머 차슈보쌈? 그런 게 있더라고 궁금해서 시켜봄. 신나서 지에스에서 깔루아도 삼. 이게 재앙의 축복포일 줄 누가 알았겠음

 

이제 보쌈이 먼저 오고 후에 합류하는 둘은 더 늦는대서 우리끼리 뜯어서 먹고있었음. 배고파서 보이는 게 없었음. 근데 딱 하나는 보였음. 바로 세븐쪽에서 오던 커다란 개임. 그...까망 삽사리. 거침없이 우리 테이블로 오는 거임. 동물 좋아하는 터라 행복하게 와 강아지다~~귀엽다~~를 연발했음.

 

이 친구도 고기 보고 보이는 게 없었나봄. 20친구를 뚫고 테이블에 탁 올라오려하는 거임. 누가봐도 고기를 노리는 거겠지? 일반 보쌈이었으면 간 안되어있으니까 줘야지 했겠지만 이건 차슈보쌈임. 인간으로 치면 묽은 염산에 절인 고기란말임. 아직 화기애애할 떄라 안돼~너 먹으면 안돼~하며 말림

 

말려졌으면 멈무가 아니겠지

 

우리의 멈무 친구는 폭주함. 진짜 말그대로 폭주함. 그 테이블에 성인남성이 셋이 있었는데 막지를 못함. 나는 160초반대의 여성으로 강아지를 필사적으로 안음. 근데 얘가 선 게 내 키만함. 그대로 악수할 뻔 했음. 너무 눈높이가 맞아서. 그러다 막 난리치는 와중에 둘이 왔음. 상황 파악이 되겠음? 지금 같이 놀기로 한 애들이 왠 처음보는 강아지랑 격렬하게 강강술래하고 있는데. 그 중 후속팀에 친구 한명이 개를 무서워해서 근처 상가에 애를 데려다놓고 검색을 함. 목줄을 잡으래. 없는데요 ㅅㅂ 그럼 일단 목만 잡음 되겠지 하고 뛰쳐나감. 거기 친구들은 진짜 힘을 쓰기엔 강아지가 다칠 거 같고 안쓰기엔 얘가 폭주중이고 해서 계속 뛰어다님. 나는 속성으로 배운 강아지 제압법을 보고 뛰어들어(ㅅㅂ무슨 배짱이었지) 강아지 목을 부둥켜 안음. 우리 착한 친구는 다행히 가만 앉아서 헤-웃고있었음. 반면 우리들은 모두 이걸 어떡하지의 반복이었음.

 

하지만 정말 말리기 힘들어서 결국 내가 112를 부르자고 했음 대형견 데려가는 거 봤다고, 아마 주인도 찾아줄 거라고 이제 강아지를 품에 안고 거의 주저앉은 자세로 그러고 있었음...어찌나 순한지 선배가 신고할 시간동안은 참아주더라. 112측에선 보통 그건 119에서 관할한다고 같이 간다고 했음. 나는 부모님이 세금 내신 덕택을 보는구나 싶어 잠시 부모님의 은혜를 생각함.

 

근데 멈무가 답답했나봐. 멍!하고 크게 짖는 것임. 우리 모두 놀라고 나는 강아지를 놓침 이...대환장 파티. 역시 강아지는 고기로 돌진함. 이 친구 정말 오로지 고기만 원하더라. 인간이었으면 크게 성공했을 것임. 진짜. 여러명의 사람들을 헤치고 다른 테이블에도 가고 그럼 훈련도 안되어있었음...

 

그러다 우리 팀 한명이 갑자기 고기 한점을 젓가락으로 집음. 이리와!!!고기다!!

와 난 진짜 걔가 무슨 잔다르크처럼 보였음

강아지가 쫓아가더라. 그대로 그 고기를 민주 앞까지 가서 던져놓고 옴. 우리의 환호성을 받으며 귀환하려던 찰나, 뒤에...검은 형체가 뒤따라옴.

고기를 먹어서 행복한 댕댕이었음.

그 방법을 이어받아 다른 친구가 고기를 집어 건너편 세븐 일레븐으로 감. 우리 시야에도 안보일 정도로 세븐일레븐 옆길 깊숙히 들어감. 강아지도 안오고 사람도 안옴. 우리가 드디어 잡아먹힌건가 싶을 때 쯤 어스름한 형체가 보임. 다행히도 사람이었음. 우리는 한숨을 푹쉬고 다행이다하고 자리에 앉고 경찰 부른 건 어떡하지 고민했음

 

고민 안해도 됐었음

원인제공견이 돌아왔기 때문에

 

우리는 그렇게...격렬한 이동경로를 보임. 민주부터 자취촌 CU까지, 이제 거기에...세븐일레븐을 곁들인...그리고...뒤질 거 같은 몸뚱아리 몇...

모두가 땀에 절여진 상태에서 계속 애타게 찾던 경찰분들이 오셨음.

 

경찰 : 강아지 어딨어요?

우리 : (자취촌 CU를 가리키며) 저기로 갔어요!

 

다행이다를 외치며 온세상 생전 믿어보지도 않은 신들의 이름을 읊어봄. 근데 다음에 119가 오더라. 

 

119 : 강아지 어딨어요?

우리 : (119 온다고 했으니까...) CU 쪽으로 갔어요!

 

잠깐?당황탔지만? 다시 냉정함을 유지함 도합 5명의 공무원들이 도착했기 때문에 정말 일을 마무리 할 수 있을 거 같아씀. 근데 다음에 또 119가 옴. 그것도 그...겁나 큰 차 있잖아. 소방소 앞에 지나가야만 보이는 큰 차. 그거. 책에서만 보던 거. 그거.

 

119 : 강아지 어딨어요?

우리 : (어...?) 저기..CU쪽으로....

 

우리는 고기에 눈이 먼 멈무 친구를 위해 7명의 공무원을 부른 것임. 뭐야 일이 너무 커진 거 아냐?수근수근 하던 와중에 그 공무원들과 그물망을 뚫고 해맑게 우리에게 달려오는 멈무를 보며 생각했음. 헛부르지 않았구나. 저건 저분들의 빅데이터였구나. 저걸 뚫고 행복하게 고기를 먹으러 오는 멈무를 보며 저 많은 공무원이 온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할 지 말아야할 지 고민을 잠시 했음.

 

다행히 멈무 친구는 잡혔음. 자취방 앞 쓰레기에 치킨이 있었기 때문. 친구는 역시나 헤-웃으며 치킨 냄새를 맡으러 갔고 119 대원분이 목에 목줄을 걸고 끌어당겨도 그냥 쫄래쫄래 따라감. 엄청 순해서 더 눈물났음. 그물망 필요도 없었음 걍 진짜...목줄을 하고 걸어가면 따라가는 친구였음...너무나 착한 친구였는데 우리가 받아줄 수 없었다.....그렇게 그 친구는 제일 큰 차를 타고 돌아감...

 

사진...날렸는데 아마 볼 사람들은 다 봤을 거라 생각함 그 털도 길고 검정색+갈색 삽사리같은 견이었음 주변 테이블에 노상까는 사람들 많았고 그 사람들도 예외없이 강아지 귀엽다->멈무야 진정해를 겪었기 때문에...나중에 들어보니까 아지트쪽에 살던 개인데 목줄 끊어져서 거기까지 온 건가보더라. 안락사만 안됐으면 좋겠고 그냥...지금 좋은 주인 만나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으면 함.

 

그리고 대형견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없어짐

 

님들도 밖에서 고기 먹을 때 조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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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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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개웃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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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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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오는 까마귀

필력때문에 춪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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